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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건폭”, 李 “깡패” 강경 발언에…정치권 “비루한 정치” 우려

박기주 기자I 2023.02.23 09:34:49

野 이원욱 "말 세게 하는 건, 시원한 정치 아닌 비열"
박지원 "너나 할 것 없이 순화된 용어 써야"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건설현장 불법 행위에 대해 ‘건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 대통령을 향해 ‘깡패’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강경한 발언이 오가고 있는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건설현장에서의 조직적 불법 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지시하며 “단속이 일시적으로 끝나선 안 된다. 건폭이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엄정하게 단속해 건설현장에서의 법치를 확고히 세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2일 윤 대통령에게 “국가 권력이란 위중한 것이고 신중하게 꼭 필요한 곳에 사용돼야 한다”며 “폭력배가 폭행을 저지르면서 ‘왜 방어를 하느냐, 가만히 맞으라’라고 하는 것은 깡패의 인식”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발언들을 겨냥해 자신의 SNS에 ‘건폭, 깡패! 극한언어의 정치지도자들!’이라는 글을 올리고 “대통령과 장관 등 주요 정치지도자들이 법치주의를 말하면서 폭력성 언어들을 들으면 내뱉는 것이 마치 시원한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통치자나 정치자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 정치의 사전적 의미다. 건설조폭(건폭), 깡패, 이들 언어를 시원하게 내뱉고 좋아라 하는 분들이 바로 이 정치의 영역에 있는 분들”이라며 “시원한 정치는 민생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조정하고 통합해나가는 속에서 가능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 “말을 세게 하는 것은 시원한 정치가 아니라 비열한 정치이자 비루한 정치다. 언어폭력에 기대는 저급정치”라며 “지금 당장 권력의 맛을 볼 수는 있을지 몰라도, 자극적인 언어가 만든 세상이 어떠할지는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최근 ‘건폭’ 이런 말들은 대통령으로서 할 말이 아니다. 정치권에서 막말이 오고 가는 일련의 흐름이 거기(이 대표의 깡패 발언)에도 나타났다”며 “너나 할 것 없이 정치권에서 순화된 용어를 썼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갖는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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