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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유크림 전쟁, 韓 화장품 신뢰도까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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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지현 기자I 2015.05.18 10:02:49

中 한달 수백억원 팔리자 원조 다툼 불거져
맞소송에 비방전 시장 혼탁..혼선 빚는 中 소매업체
정작 화장품 품질 관리 취약..성분 함량 표기 無

서울 중구 명동 일대 화장품 가게에서 파는 각종 마유크림들. (왼쪽 사진)은색 통은 라미화장품의 ‘라미벨 매드비 마유 이엑스’, 흰색 통은 삼성코스메틱의 ‘삼성 개운유’, 주황색은 클레어스의 ‘게리쏭 나인컴플렉스’, (오른쪽 사진)로드숍 토니모리에서 출시한 마유크림 ‘프리미엄 홀스유’.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최근 화장품 업계에 ‘마유 크림’을 둘러싸고 진흙탕 싸움이 한창이다. 마유(馬油) 크림이란 말의 기름으로 만든 화장품을 말한다. 중국에서 매달 수백억원씩 팔리는 등 인기를 끌자 누가 원조냐를 두고 치열한 소송전과 비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끝나지 않는 원조 논란·비방전..中 소매업자들 ‘혼선’

원조 논란을 벌이고 있는 회사는 ‘클레어스코리아(클레어스)’와 ‘에스비마케팅(SBM)’이다. 두 업체는 제조업체에 상품을 발주한 후 판매하는 마유크림 제조판매업체다. 그러나 두 회사에서 나오는 마유크림은 브랜드명(게리쏭9컴플렉스)과 패키지가 동일하다.

(왼쪽)에스비마케팅의 게리쏭나인컴플렉스과 (오른쪽)클레어스의 게리쏭나인컴플렉스. 업계에선 말 로고 색깔의 차이로 두 제품을 구분한다.
상표권 출원과 등록은 클레어스가 빨랐다. 클레어스는 2013년 12월에 ‘게리쏭9컴플렉스(GUERISSON 9 complex)’ 상표권을 출원했다. 배우 이하늬가 광고 모델로 나서 국내에 알려진 제품이다. SBM이 2014년 5월 출원한 상표권 이름은 ‘아임;뷰티게리쏭9컴플렉스(IM;BEAUTY GUERISSON 9 complex)’다.

그러나 SBM은 홈쇼핑에 론칭하려고 자사가 대금을 주고 클레어스에 제품 개발을 의뢰했는데 그 돈으로 제품을 만든 클레어스가 따로 상표권을 출원해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제품 개발을 의뢰하며 아이디어를 먼저 제공한 쪽과 상표권 출원·등록을 빨리한 쪽과의 싸움인 셈이다.

양사는 지난 1월부터 맞소송을 벌이고, 수시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비방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엔 ‘스카비올라’라는 제조업체가 “관세청에서 자사 제품 외에 다른 제품의 통관을 금지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뿌리며 싸움에 가세했다. 관세청 산하 무역관련 지식재산권 보호협회까지 나서 스카비올라의 주장이 확대해석 및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힐 정도였다. 최근 법원은 클레어스가 경쟁 업체(SBM, 스카비올라, 스피어테크, 클리닉스앤드스파)를 상대로 낸 가압류신청을 받아들였지만 아직도 소송은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유크림 제조판매업체들이 건수만 있으면 보도자료를 뿌리고, 비방전에 나서는 것은 이런 소식에 중국 유통업자들이 요동치기 때문이다”라며 “마유크림은 현재 국내 판매
두 제품 모두 클레어스社의 ‘게리쏭 9컴플렉스 마유크림’. 그러나 한 제품은 홀로그램 스티거가 붙어있고, 업체 표기 앞 영어표시도 다르다.
보다 중국 매출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누가 이쪽 유통라인을 잡느냐가 업체의 명운을 가를 정도로 중요하다”고 전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 화장품을 소매판매하는 유학생 출신 장인선(가명·36)씨는 “현지 소매상들은 이런 뉴스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까딱하면 정부에 컨테이너를 압수당하는 식으로 크게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품질 관리 우려”..업계 전체 신뢰도도 ‘흔들’

품질관리가 취약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마유를 100% 넣어 만든 일본 북해도 산(産)과 달리 우리나라 제품은 마유 함량이 누락되어 있다. 화장품 표시 규정상 원료 성분을 제품명에 사용할 경우 해당 성분의 함량을 표시해야 하는데, 업체들이 제품명엔 ‘마유’가 아닌 ‘게리쏭9컴플렉스’ 등 다른 단어를 사용해 규제를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유 제품 용기 하단의 성분표시란을 살펴보면 ‘호오스팻’이라는 말기름의 영어 명칭만 적혀있을 뿐 몇 mg을 넣었는지 등은 표시되어 있지 않다.

업계에선 5만5000원 정가제품이 상시 50% 할인에 많게는 1만원대 중반까지 떨어지는 폭탄 세일이 가능한 것도 마유 함량을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혼란이 계속될수록 한국 화장품 업계에 대한 신뢰도가 함께 떨어진다는 점이다. 각 사가 특징있는 제품을 내놔 품질로 승부해야 하는데 인기 제품에 편승한 짝퉁 화장품으로 소비자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마유크림을 만드는 업체가 100곳이 넘게 생겼다는데 대부분 업체들이 장기적으로 투자를 해서 물품을 만드는게 아니고 인기 있을 때 짝퉁 제품을 만들어서 한 건 하고 빠지는 식”이라며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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