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다짐대회에 참석했던 참가자들이 안내데스크로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행사에는 박인용 안전처 장관과 안전처 직원, 도로교통공단과 국방부 해양구조대 등 재난안전분야 종사자, 자치단체와 민간단체 관계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 대부분은 공무원이었다.
안전처는 의전팀을 꾸려 사은품 증정을 직접 챙겼다. 비용은 안전다짐대회 예산에서 충당했다. 이날 안전처가 제공한 사은품은 박스에 담긴 우산이다. 기업행사 등에서 제공하는 증정용 우산은 구매단가가 대략 7000원~1만원 선이다. 적게 잡아도 700만원에서 1000만원 가량의 예산이 사은품 제공에 쓰였다는 얘기다. 안전처는 우산 구입비용 공개를 거부했다. 안전대회 개최에는 총 3억 3000만원이 소요됐다.
정부행사에, 근무시간 중 참석한 공무원들에게 사은품을 제공한 것이지만 안전처는 ‘관행’인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안전처 관계자는 “기념품을 증정하라는 규정은 없지만, 정부에서 안전문화대상 등 기념행사를 하면 오시는 분들에게 기념품을 드리는 게 관행”이라고 말했다. 안전다짐대회는 관행대로 진행됐다. 박인용 안전처 장관이 입장할 때는 군악대 팡파르가 울렸고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박수가 쏟아졌다. 장관 포토타임도 빠지지 않고 포함됐다. 관행에 없는 세월호 참사 추모시간은 빠졌다.
지난해 5월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비정상적인 관행이 얼마나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일을 더 이상 용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지적한 ‘비정상적인 관행’의 문제는 선박의 안전 관리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안전다짐대회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제정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서 4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지정하고 관련 행사를 개최하도록 명시한 규정에 따라 매년 열린다. 내년 안전다짐대회에는 어떤 사은품이 등장할 지 궁금하다.
|
☞ 이완구 총리, 세월호 유족 항의에 조문 못하고 발길돌려
☞ [세월호 1년]"칭찬받은 기억 가물..안전지킴이 최선 다할 것"
☞ [세월호 1년]"관피아 척결 악역은 내 운명"
☞ [세월호 1년]"유족이 원하는 건 돈 아닌 재발 방지"
☞ [세월호 1년]유족 눈물에 숨이 턱까지 차도 “Diver OK"
☞ [세월호 1년]"구조 돕기 위해 버텨" 42일간 진도 앞바다서 날씨 예보
☞ [세월호 1년]참사 보며 둘째 결심 "아이에게 안전한 세상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