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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속 답은 아시아" 이건희 삼성 회장의 광폭행보

김정남 기자I 2012.10.14 14:38:11

이건희 삼성 회장, 열흘 넘게 베트남·중국 등 방문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전 세계적인 불황 속에 찾은 돌파구는 아시아였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열흘 넘게 베트남·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집중 점검했다. 이들 국가는 삼성전자의 주요 제품 최대 생산기지이기도 하다.

14일 삼성에 따르면 지난 3일 일본으로 출국한 이 회장은 11일 오후 베트남으로 이동해 현지 시장을 둘러보고 13일 오후(현지시간) 중국 상하이로 떠났다. 열흘이 넘도록 아시아 주요 시장을 잇따라 방문한 것이다.

이 같은 이 회장의 ‘광폭 행보’는 계속된 불황을 아시아 시장에서 타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북미·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는 여전히 악화일로다. 삼성의 싱크탱크 삼성경제연구소에서도 내년 북미와 유럽의 내년 경기는 암담하지만, 중국 시장은 그나마 나을 것으로 봤다.

특히 베트남은 삼성을 먹여살리고 있는 휴대폰을 가장 많이 만드는 국가다. 이 회장이 13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 북동쪽 박닌성 옌퐁공단에 위치한 삼성전자(005930) 베트남(SEV)법인의 휴대폰 생산라인을 직접 시찰하면서 임직원을 격려한 이유다.

2008년 설립된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은 15만평 규모의 부지에 휴대폰과 청소기 등을 생산하는 삼성의 베트남 주력 사업장이다. 월 1000만대(약 40%)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삼성 휴대폰 최대 생산기지다. 이 회장은 12일 호앙 쭝 하이 베트남 부총리와 면담을 갖고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중국은 삼성이 가장 공을 들이는 전략 지역 중 하나다. 삼성은 1992년 중국에 첫 진출한 이래 현재 그룹내 22개 계열사에서 156개 거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기대만큼의 성과는 올리지 못했다는 게 내부 평가다.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은 23조1000억원으로 국내(26조5000억원)보다도 더 적었다. 이 회장이 지난달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과 직접 만나 사업을 논의했던 것도 사실상 미개척지인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중국 현지 생산라인도 많다. 휴대폰 생산라인만 텐진과 후저우, 선전 등 3개다. 중국 쑤저우와 시안에는 각각 LCD와 낸드플래시를 제조하는 초대형 생산라인도 건립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해외 주요 생산 라인을 직접 돌아보는 것 자체를 이례적으로 보기도 한다. 불황기에는 제조업의 기본인 품질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이번 이 회장의 베트남과 중국 방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해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CE담당 사장, 신종균 삼성전자 IM담당 사장 등이 동행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오른쪽)이 지난 13일 오전(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북동쪽 박닌성 옌퐁공단에 위치한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을 방문해 현지 임직원들로부터 ‘휴대폰 20억대 누적생산 기념패’를 받았다. 삼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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