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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하는 ‘주산지 왕버들’..수위 높아지며 고사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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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I 2012.04.02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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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아스라이 펼쳐진 물안개와 수면에 펼쳐진 신비한 나무 그림자. 주산지하면 떠오르는 수중 고목이 사라질 위기다.   영화, 광고 촬영 명소로 각광받으며 국내외 관광객의 사랑을 받아온 주산지의 왕버들이 물속에서 하얗게 말라가고 있다.  2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경북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 소재 주산지의 왕버들이 23그루만 남은데다 그마저도 14그루가 고사 위기 직전에 몰렸다.   불과 10년 전 30여그루에 달하던 모습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주산지의 수위가 높아지며 왕버들의 뿌리가 물속에서 썩고 있기 때문이다.
▲ 10년전 경북 청송군 주왕산 주산지의 가을 모습.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 말라가는 왕버들..왜?

주산지는 300여년 전 조선 경종 때 계곡에 제방을 쌓아 물을 가둬 농번기 때 쓸 수 있는 저수지 용도로 만들어졌다. 4월 초~5월 중순이면 모내기용으로 물을 사용해 흔히 바닥을 드러낸다. 왕버들은 이때 뿌리를 물 위로 내놓고 호흡할 수 있다.

하지만 몇년 전 이곳 주민들은 제방 보수 공사를 하며 둑 높이를 올렸고 왕버들의 뿌리는 물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신세가 됐다. 이미 주산지 주변은 논농사에서 사과 과수원으로 대거 바뀌었다. 하지만 둑의 높이는 낮아지지 않고 있다.

황정걸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장은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개봉 이후 한해 관광객이 100만명까지 늘어나자 관광객이 계속 찾을 수 있도록 물을 따로 빼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이에따라 과거 2m에 불과했던 주산지 수심은 4~8m까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왕버들이 물을 좋아해 물가에서 곧잘 자라지만 물속이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한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수면 위로 뿌리가 나와 어느정도 호흡할 수 있겠지만, 큰 나무가 이렇게 장시간 연명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버들의 평균 수령은 300년인 반면 주산지 왕버들의 수령은 70~150년. 깊어진 물이 나무의 수령을 점점 단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관광객들도 주산지 절경이 사라질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덕호(47·경북 영주)씨는 “왕버들이 사라진다면 이곳을 찾는 관광객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달 30일 주산지의 왕버들 모습. 생기있는 가지가 사라진 채 초라한 모습으로 하얗게 말라가고 있다.
◇ 왕버들 살릴 방법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청송군과 협의해 주산지의 왕버들 복원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왕버들의 뒤를 이을 대체 후계목을 심을 계획이다. 후계목을 가꾸는데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2억원을 투입했다.

이와 함께 대체 저수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하지만 대체 저수지 확보 비용이 50억원에 달해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황 소장은 “주산지에서 물을 빼는 일은 주민의 생존과 직간접적으로 엮인 문제이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며 “주민과  원만하게 협의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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