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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가가 극찬하는 日언론.."기업들 본받아야"

임일곤 기자I 2011.07.11 13:40:38

지진 발생 직후부터 모금활동 시작
진정성·빠른 결정 "기업들 배워야"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세계적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에 대한 일본 언론 관심이 대단하다. 그녀가 지난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마치 자기 일인 마냥 돕고 나서고 있기 때문. 일본 정부가 가가의 지원활동에 대한 감사장을 수여하는가 하면 현지 언론은 기업들에게 그녀의 행동을 배우라고 주문할 정도다.

▲ 레이디 가가가 지난달 23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을 위해 기원을`이란 문구를 넣은 찻잔을 들고 나와 전세계 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사진출처: 닛케이)

레이디 가가가 일본인들에게 각인된 것은 지난달 23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 때였다. 녹색으로 물들인 머리카락에 검은 옷을 입고 무대에 천천히 등장한 가가는 "일본이 안전한 곳이라는 것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며 전세계 팬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엽기적인 퍼포먼스로 유명한 가가는 이날엔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관광객들이 일본이라는 아름다운 나라를 직접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어로 직접 쓴 `일본을 위해 기원을`이라는 문구가 적힌 찻잔을 경매에 내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미조히타 히로시 일본 관광청 장관은 "레이디 가가가 미국 신문에 일본 방문을 호소해 준 것에 대해 갈채를 보낸다"며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가가는 대지진 발생 직후부터 성금 모금 활동에 뛰어들었다. 자신의 웹사이트에 `일본을 위해 기도하자`는 문구가 새겨진 팔찌를 5달러씩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모금 활동으로 2주만에 1억2000만엔을 모은 바 있다. 그녀는 자신이 속한 음반사 유니버설 뮤직에서 `일본을 위한 노래`란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판매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일본 언론도 가가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팝 음악의 아이콘인 레이디 가가가 일본에 열흘간 방문하는 동안 관심을 끈 것은 단지 독특하고 기괴한 퍼포먼스라기보다 일본은 방문해도 안전한 곳이라는 점을 전세계에 알렸다는 점"이라고 칭찬했다.

특히 그녀의 인맥구축사이트(SNS) 트위터에는 1100만명의 팔로워(추종자)가 있는데 이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보다 많은 수라고 소개했다. 전세계 어느 유명인보다 팔로워 수가 많다는 점에서 그녀가 전달하는 메시지의 파급 효과도 크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더 나아가 기업들도 그녀를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NS로 대중과 소통하고 팬들을 관리하는 것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효과적인 대응 방법이라는 것이다.
 
말만 번지르하기보다 그녀처럼 말과 행동을 일치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가가는 열흘동안 일본에 묵으면서 지진 피해 지역을 위한 행사를 벌이는가 하면 도쿄를 활보하며 쇼핑을 하기도 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이 같은 경험담을 올리면서 일본은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자주 언급하곤 했다. 대부분 해외 아티스트들이 대지진 피해를 걱정하면서도 정작 일본 방문을 꺼리는 것과 비교된다.

카토 키미타가 유니버설 뮤직 책임자는 "그녀가 기자회견에서 그처럼 열정적으로 일본을 지원하는 발언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며 "계산된 멘트가 아니라 말과 행동이 일치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진정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츠나리 미키 미즈호정보연구소 수석 컨설턴트는 "가가는 지진 발생 직후 곧바로 모금 행사를 열었는데 아무도 무슨 일이 발생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내리기 힘든 결정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확실한 상황에서 빠른 결정을 내리는 것은 기업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도쿄 디즈니랜드 직원들이 지진 발생 당시 관람객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킨 이후 기업 이미지가 개선된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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