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멕시코만 기름 유출..허리케인 시즌 우려 증폭

김경민 기자I 2010.05.31 11:31:41

로이터 140억달러 이상 피해..지역 경제 피해 눈덩이
허리케인 시즌도 시작..추가 피해 불가피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미국 멕시코만 기름 유출이 발생한 지 40일이 넘었지만 여전히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유유출 사고라는 오명을 썼지만, 허리케인의 계절에 접어들고 있어 피해는 더욱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케럴 브라우너 백악관 에너지 담당관은 "이번에 BP가 새로 시도하는 방법마저 실패하게 된다면 감압유정 공사가 마무리되는 8월까지 유출이 지속될 수 있다"면서 "정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립 W. 존슨 앨라배마대학 교수는 "BP가 밸브를 달지 못한다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하루 1만배럴 가까운 기름 유출

지난 4월 20일 사고가 발생한 이후 파이프를 연결해 원유를 빼내는 방식, 정크 샷 방식, 톱 킬 방식 등 유출 구멍을 막기 위한 다양한 방식을 시도했지만 줄줄이 실패해 기름은 계속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원유유출량만 놓고 봤을 때 피해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전문가들은 하루 평균 최소 5000배럴의 기름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추정했다. 일각에서는 1만2000~1만9000배럴 기름이 매일 흘러나오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보수적으로 계산하더라도 원유 유출량은 최소 2000만갤런을 넘어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엑손 발데즈호에서 유출됐던 원유 1100만갤런(4200만ℓ)보다 두 개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이달 초 로이터가 집계한 피해규모만 140억달러(약 18조원)다. BP는 기름띠 확산을 막으려고 하루 평균 600만달러를 지출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투자사 번스타인의 닐 맥마흔 애널리스트는 이 비용이 최종적으로 7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고 모간스탠리는 35억달러, 씨티그룹은 11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 루이지애나 등 지역 피해 불가피

 

현재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 등 3개주의 어업활동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미 해양대기청(NOAA)은 멕시코만 연안 6만평방미터 규모 연안의 조업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사고 지역과 가장 근접한 루이지애나의 경제적인 피해가 엄청난 상황이다. 루이지애주의 어업활동에 따른 연간 수입은 30억달러로 추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이번 기름 유출 사태로 어업 등 지역사회에 미친 경제적 피해 규모가 16억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번스타인은 루이지애나 어업 피해 규모는 25억달러로, 플로리다주 관광사업 피해 규모는 30억달러로 추정했다.

루이지애나주의 플라커민즈 패리시의 빌리 넌게서 카운티 시장은 "이번 사고가 루이지애나 남쪽의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곧 허리케인 계절이 시작되는 만큼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 허리케인 온다..추가 피해 예상

6월부터는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에 접어든다는 점이 새로운 변수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출이 태풍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허리케인이 오면서 기름이 해안가 깊숙이까지 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특히 올해는 최근 몇 년사이 허리케인 규모보다 더 빈번하고 강력할 것으로 전망돼 추가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NOAA는 "평균 해마다 7개 폭풍(스톰)과 2개 허리케인 정도가 왔었지만, 올해는 23개 폭풍과 7개 허리케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허리케인이 거대한 물벽을 만들 경우 해안과 섬 안쪽 구석구석 기름이 퍼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허리케인이 시계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 유막의 서쪽을 통과해 해안으로 끌고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름비(oily rain)`가 올 가능성은 크지 않고 오히려 유막이 흐트러지게 도와줄 가능성도 크다는 의견도 있었다. NOAA는 "지역적으로는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지만, 대개 허리케인은 현재 유출 범위보다 훨씬 넓은 규모인 200~300마일 규모 바다를 광범위하게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오히려 유막이 분산될 수 있도록 도와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