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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꼬리표 떼려 밸류업 공시…PBR 3배·ROE 12% 달성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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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일 기자I 2026.10.25 13: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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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제약 PBR 3배·HL D&I ROE 12% 목표 제시
저PBR 공표 특례 앞두고 이틀간 53곳 밸류업 공시
실적 개선·주주환원 뒷받침돼야…목표 미달 땐 신뢰 타격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국내 증시에서 저평가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퇴출을 막기 위해 상장사들이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공시)을 잇달아 내놨다. 일부 기업들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현재보다 몇 배 높이거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겠다는 장밋빛 목표를 제시해 눈길을 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선 이들 기업의 목표 제시보다는 달성 가능성과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저PBR 기업 명단 공표 제외 특례를 받을 수 있는 밸류업 공시 마감일인 지난 22일 46곳, 하루 전인 21일 7곳 등 이틀간 총 53곳이 관련 계획을 공시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기업이 29곳, 코스닥 기업이 24곳이다.

저PBR 기업 공표제도는 시장과 업종별 PBR을 비교해 코스피는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에 해당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기업가치 제고계획에 PBR 개선 방안을 담아 공시하면 1년간 공표 대상에서 제외되는 특례(최근 6년간 저PBR 기준 해당 기업 제외)를 받을 수 있다.

최근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기업 가운데는 현재 재무 수준과 비교해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한 곳들이 눈에 띈다. 신일제약(012790)은 올해 상반기 PBR이 0.39배인 상황에서 2029년 3배를 목표로 내걸었다. 현재의 약 7.7배 수준으로 높여야 하는 셈이다. 전문의약품 영업망과 위탁개발생산(CDMO)·해외 수출 확대,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별도 기준 매출은 2024년 894억원에서 지난해 806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152억원에서 74억원으로 약 51% 감소했다. ROE도 10.16%에서 5.04%로 하락했다. 2029년 목표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35.24배로 제시해 실적 개선뿐 아니라 시장의 평가 변화도 목표 달성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는 올해 상반기 PBR 0.32배, ROE 1.61%에서 2029년 PBR 1배 이상, ROE 5%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말라리아 진단제품의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Q)와 분자진단 제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록을 추진하고,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코로나19 관련 매출 감소와 미국 사업 확대 지연, 공장 가동률 저하 등 과제가 남아 있다. 신제품 인허가와 해외 사업 확대가 실제 매출·이익 개선으로 이어질지,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사업별 손익 목표가 있는지가 관건이다.

수익성 개선 목표도 도전적이다. HL D&I(014790)는 지난해 ROE 2.9%에서 2029년 12% 이상으로 높이고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5년 연결 당기순이익은 152억원에 그쳤다. 목표 순이익은 지난해의 약 6.6배다. 수익성 중심 수주와 차입금 감축을 추진하더라도 수주잔고가 실제 이익으로 이어지고 금융비용이 줄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상상인(038540)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5년 연결 기준 순손실은 1231억원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2026년 흑자 전환과 2028년 ROE 10%를 목표로 제시했다. 연결 매출은 2023년 5960억원에서 2025년 4186억원으로 약 30% 줄었고, 지난해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482억원, 1231억원이었다. 자산 건전성 강화와 계열사 매출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흑자 전환을 뒷받침할 사업별 손익 개선 규모가 구체적이지 않아 실행력을 지켜봐야 한다.

밸류업 목표를 달성하려면 목표 수치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이익 성장과 자본 효율성 개선 등 실질적인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ROE를 개선하려면 본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며, 적자 사업 정리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실질적인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며 “PBR을 높이려면 지속적인 이익 성장과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시장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 수치만 제시하고 실행계획과 달성 경로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밸류업 공시는 선언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연도별 실행계획과 핵심 성과지표, 목표 미달 시 원인과 개선 방안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에서도 공시 자체보다 이행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목표를 화려하게 제시하고 달성하지 못하면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분석 과정에서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율을 산정할 때도 밸류업 계획의 이행 여부를 평가 요소로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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