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뺑소니 사망사고' 30대 운전자, 징역 7년6개월 확정

성주원 기자I 2025.11.05 06:00:00

위드마크 공식 음주운전 입증 불충분…상고 기각
범인도피교사는 방어권 행사…2심서 감형
과속에 1명 사망·1명 중상해도 일부 혐의 무죄 판단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마세라티 승용차로 사망 뺑소니 사고를 낸 30대 운전자에 대해 징역 7년 6개월형이 확정됐다. 위드마크 공식으로 추산한 음주운전 혐의는 증명이 부족하다는 2심의 판단을 대법원이 그대로 인정했다. 대법원은 특히 음주 개시 시점부터의 알코올 분해량이 반영되지 않은 추산치는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에 이르지 못한다고 봤다.

지난해 9월 25일 오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뺑소니 사망사고’ 차량인 마세라티를 대상으로 정밀 감정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33)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검사와 김씨 측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김씨는 2024년 9월 24일 새벽 3시 10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도로에서 마세라티 승용차를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 제한속도 시속 50km 구간을 시속 128km로 달리던 김씨는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는 전치 24주의 중상을 입었다. 뒤에 타고 있던 20대 여성은 숨졌다.

김씨는 사고 직후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났다. 지인에게 “음주 교통사고를 냈다”며 대전까지 차량 이동을 부탁했다. 대포폰을 건네받아 대전, 인천, 서울을 거치며 67시간 동안 도주했다. 해외 도피도 시도했다. 김씨는 사고 이틀 만에 서울 강남 유흥가에서 검거됐다.

검찰은 김씨가 사고 전 3차례에 걸쳐 소주 2병 이상을 마신 사실을 확인했다. 위드마크 공식(음주량과 체중 등으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방식)으로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0.093%로 추산했다. 김씨의 도주를 도운 지인 오모(34)씨는 범인도피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1심은 김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교통사고 발생 원인과 경위, 김씨가 마셨던 술의 종류와 음주량, 음주 지속 시간 등을 종합하면 혈중알코올농도 0.093% 상태로 운전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음주운전과 범인도피교사(자신의 도피를 다른 사람에게 부탁한 혐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사망 및 중상해 등 심대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도 중형의 근거가 됐다.

김씨와 검사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 2심은 1심 판결 중 김씨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김씨에게 징역 7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위드마크 공식으로 추산한 것이며, 음주 개시 시점부터 알코올 분해량이 측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혈중알코올농도 0.093% 또는 0.03% 이상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음주운전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또한 범인도피교사 혐의도 무죄로 봤다. 2심 재판부는 “적극적 방어권 행사로 볼 수 있어 피고인 당사자에게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술을 마신 상태에서 과속운전하다 사고를 냈고, 구호조치 없이 해외 도주까지 시도했다.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양형 기준상 최고형을 선고했다. 피해자 측과 합의한 점은 참작했다.

도피를 도운 오씨에게는 1심과 같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씨와 검사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이유 설시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기는 하나,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음주운전과 범인도피교사 혐의에 대한 2심의 무죄 판단을 받아들인 것이다.

대법원은 김씨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해 “형사소송법상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다”며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라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 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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