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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하지만 막상 기념식의 진행을 부탁하자 김제동씨는 많이 망설였다”라며 “가뜩이나 5·18에 대한 폄훼와 모욕이 넘쳐나는데, 자신이 사회자로 나서면 이른바 ‘빨갱이들 잔치’라는 말을 듣지는 않을까 싶다는 것이었다”라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실제로 행사가 시작되고 끝난 이후에 극단적인 보수이거나 보수를 참칭하는 이들의 비난, 비아냥, 모욕이 상당했다”라며 “김제동씨 본인은 상관없다고 괜찮다고 했지만, 그를 기념식에 세운 나로서는 참으로 미안하고 면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또 “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는 배우 송일국씨를 진행자로 선정했다”며 “송일국씨는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독립유공자의 후손이며 여러 방송활동과 홍보대사 활동을 통해 ‘애국’의 일상적 실천을 보여주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의 아이들 이름이 ‘대한, 민국, 만세’라는 사실도 방송을 통해 알려져 많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며 “무엇보다 그는 정부 경축식의 진행자로서 안정적인 진행 능력과 정확한 발음을 가지고 있었다. 왜 그동안 진행자의 역할을 잘 하지 않았었는지 아까울 정도였다”라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하지만 경축식이 끝나자, 이번에는 극단적인 진보를 자처하거나 참칭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가계와 정치적 입장을 추측하며 엄청난 비난과 비방을 쏟아냈다”라며 “나는 또 한 번 미안했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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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공개 후 김연경의 유튜브 채널에는 영상과 관계없는 그를 겨냥한 맹목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남진도 고향 사람들에게서 항의 전화를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탁 전 비서관은 “누가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정치인을 지지하는지가 왜 그 사람에 대한 평가의 전부나 상당 부분이 되어야 하는 것인가”라며 “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했느냐로 어떻게 한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아무리 간단하고 쉬운 일도 정치나, 정치인들만 끼어들면, 복잡하고 어려워진다”라며 “그들만이 사람들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이용하고 교묘하게 활용한다. 거기에 때때로 많은 매체들이 그것을 조장하기도 한다”라고 했다.
아울러 “하지만 그 누구도, 다만 정치적 입장과 견해만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거나 평가받는 것은 온당치 않다”라며 “우리는 그보다는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한 생각들을 안고 살고 있다. 그리 단순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