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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 스마트폰에서 2개의 번호를 사용하는 e심. 지난 9월 1일부터 국내에서도 상용화됐다. SIM 카드를 단말기에 직접 삽입하지 않아도 통신사에서 발송한 QR코드를 통해 쉽게 개통이 가능해 단말기 2개, 번호 2개를 썼던 사람들에게 인기다.하지만, e심으로 개통한 전화번호에선 삼성페이 인증이 불안하거나 카카오톡 활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쉬운 번호이동 가능한 e심 상용화…LTE도 가능
1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e심이 상용화되면서 신분증 전송 등 별도 절차 없이 10여 분 만에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온라인 사이트에서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휴대폰 IMEI(단말기 고유식별번호), EID(Embedded Identity Document), 고유 번호 등을 입력한 뒤 신용카드 인증 본인확인을 거치면 온라인 가입이 완료되는 것이다. 이후 갤럭시Z폴드4 같은 e심 지원 단말기 카메라로 이동통신사에서 받은 QR코드를 비추면 e심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갤럭시Z폴드4·플립4 같은 e심 지원단말기는 5G폰으로 출시됐지만 LTE 가입이 가능하다. LTE 연동모드(NSA. Non Stand Alone)이기 때문이다. A씨는 갤폴드4를 자급제폰으로 구입한 뒤, LTE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가입했다.
삼성페이나 금융권 인증 됐다 안 됐다 불안
그런데, 음성 통화나 데이터 이용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삼성페이로 버스비 결제를 한다든지, PASS로 은행 업무를 볼 때 인증을 한다든지 할 때 잘 안되거나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e심 개통한 번호에서만 금융 서비스가 됐다가 안됐다가 한다. 금융 시스템과 연동이 아직은 불안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받거나 하는 일은 전혀 문제없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20개월 할부로 갤Z폴드4를 11번가에서 70만원 대에 구매하고, LG유플러스와 SKT LTE 요금제에 가입했다.
통상, 번호가 2개라면 하나는 기존통신사(MNO), 다른 하나는 알뜰폰으로 가입하는데 그의 선택은 의외다. A씨는 “스타트업을 하는데 알뜰폰을 쓰면 신용에 영향을 미칠까 모두 MNO를 했다”면서 “다른 폰 번호는 주차할 때 쓰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알뜰폰 업계는 e심 대중화로 2개의 번호를 쓰는 듀얼 넘버 고객이 급증하진 않겠지만, 편한 번호이동이나 편한 로밍서비스 가입 습관이 대중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MZ세대에게 알뜰폰의 합리적 가격을 알릴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에선 2개 카카오톡 안 된다
e심 개통 전화번호 기반의 금융권 인증이나 결제가 불안한 것 외에도, 아이폰을 쓰는 사람은 2개의 카카오톡을 쓸 수 없다는 점도 기억할만 하다. 삼성 갤럭시 시리즈에 적용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서는 각 전화번호별로 카카오톡을 분리해 쓸 수 있지만, iOS를 쓰는 아이폰에선 단말기 하나에 한 개 전화번호 카카오톡 프로필만 만들 수 있다. 즉, 개인카카오톡과 업무용 카카오톡을 분리하는 게 불가능하다. 애플은 2018년 아이폰XR 시리즈부터 e심을 탑재해 왔다. 이번에 공개된 아이폰14 역시 e심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