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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중국 시장을 좀 더 세분화해서 소비자가 원하는 차종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동안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해 보완하려고 한다”며, 택시와 중소형차로 굳어진 중국 내 현대차의 이미지를 고급화·친환경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현대차, 중국 내 이미지 고급화…친환경 집중
현대차 시티스토어에는 수소전기차 ‘넥쏘(NEXO)’, 고성능 N 브랜드의 ‘i30 N TCR’ 레이싱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올 뉴 팰리세이드’ 등이 전시돼 있었다. 모두 현지생산이 아닌 한국에서 생산해서 수입하는 비교적 고가의 제품들이다. 현대차는 연내 베이징에서 제네시스 쇼룸 개장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로 중국 진출 20주년을 맞이하는 현대차는 과거 ‘현대속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중국에서 급성장했지만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판매량은 하락세다. 2016년 114만대에 달했던 판매는 한국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여파 이후에 2017년 78만대, 2018년 79만대로 떨어지더니 지난해는 38만5000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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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또한 성장하는 중국의 전기차 시장을 초기에 잡지 못했다. 테슬라가 100% 지분으로 상하이에서 기가팩토리를 만들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습과 대조된다. 현대차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중국 내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해외 최초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판매기지인 ‘HTWO’를 중국 광저우에서 준공하고 있으며 올해 말 이후 생산 투입할 예정이다. 전기차 모델의 중국 현지 생산도 검토 중이다.
◇韓기업, 중국 시장 경쟁력 잃어…전략 변화 시급
중국 내에서 화장품, 유아 식품 등 한국의 소비재 인기도 시들해졌다.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에 따르면 중국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산 점유율은 2016년 27%에 달했지만 2020년 18.9%로 줄었다. 한국무역협회 집계 기준 중국 소비재 시장에서 한국산 점유율은 3%에 그쳤다.
대중 무역수지도 지난 5월 처음 적자를 기록한 이후 3개월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소비 위축에 따른 중간재 주문이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한국 기업의 경쟁력 하락이 무역적자를 구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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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많은 한국 기업은 다시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이에 현대차와 같은 전략의 변화도 감지된다.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과감하게 스마트폰 공장을 철수하고 반도체에 ‘올인’해 매출 신장을 이뤘듯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일어설지 주목된다.
투신촨 중국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는 “한중 수교 30년 동안 무역규모가 47배 넘게 성장하는 등 양국간 경제적 협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중국 시장이 커진 만큼 경쟁도 치열해졌고, 한국 기업들은 변화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