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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 앞 안보이는 美대선…트럼프 펜실베이니아서 이겨야 이긴다

김정남 기자I 2020.11.01 15:48:51

6대 경합주 지지율로 보는 미 대선 판세
트럼프-바이든, 경합주 격차 3.4%P 접전
트럼프,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 승리 중요
바이든, 러스트벨트 3곳 이기면 당선 유력
바이든 대세론 가운데 트럼프 역전 전망도
사전투표 9000만명 관심…누가 유리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 29일(현지시간) 대선 최대 승부처인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부부 동반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제공)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 최대 승부처인 플로리다주의 탬파에 있는 한 드라이브인 유세장에서 지난 29일(현지시간)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트럼프 역전극’이 펼쳐질까. ‘바이든 대세론’이 이어질까.

미국 대선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권의 향방을 가를 6대 경합주(州)의 민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국 여론조사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에 비교적 크게 뒤져 있지만, 판세를 뒤흔들 6대 경합주는 대선이 임박할수록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전례가 없을 정도의 사전투표 열풍이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도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바이든, 6대 경합주 격차 3.4%P

31일(현지시간) 선거분석 사이트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RCP)의 각종 여론조사 집계·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43.5%)은 이날 기준으로 전국 단위 지지율에서 바이든 후보(51.3%)에 7.8%포인트 뒤져 있다. 미국 내 전반의 여론은 바이든 후보를 더 선호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미국 대선은 한국처럼 전국 투표에서 한 표라도 이기면 당선되는 시스템이 아니다. 각 주의 투표에서 승리한 후보가 해당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확보하는 승자독식제다. 전국 지지율에서 져도 선거인단을 많이 확보하면 이기는 간접선거 방식이다. 미국 50개주 선거인단 수는 538명이다.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면 대권을 잡을 수 있다.

그 중 북부 러스트벨트의 펜실베이니아주(선거인단 20명) 미시건주(16명), 위스콘신주(10명) 등 3곳과 남부 선벨트의 플로리다주(29명), 노스캐롤라이나주(15명), 애리조나주(11명) 등 3곳은 전통적인 주요 경합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6개주 101명을 모두 확보하며 대통령에 올랐다.

RCP 분석을 보면, 이날 기준 트럼프 대통령(45.7%)과 바이든 후보(49.1%)의 6대 경합주 지지율 차이는 3.4%포인트다. 지난 13일 5.0%포인트까지 벌어졌다가 점차 좁혀지는 추세다.

러스트벨트와 선벨트의 상황은 약간 다르다. 러스트벨트 3개주의 격차는 3~7%포인트대로 상대적으로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강하다. 그러나 선벨트 3개주는 사실상 초접전 양상이다. 플로리다주는 최근 두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으며, 애리조나주는 이날 바이든 후보가 겨우 0.1%포인트 앞섰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격차는 2.1%포인트다.

◇“트럼프,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 잡아야”

지난 대선 때 경합주 6곳을 빼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가져간 선거인단은 각각 205명, 232명이다. 비교적 지지층이 견고한 이들 선거인단을 두 후보가 모두 확보한다고 가정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선벨트 3곳을 이기고 러스트벨트 중 1곳을 가져와야 재선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현재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중인 선벨트 3개주에서 이긴 후 비교적 지지율 격차가 작은 펜실베이니아주(3.7%포인트 차이)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추격 양상을 볼 때 마냥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그에 비해 바이든 후보는 더 여유가 있다. 강세를 보이고 있는 러스트벨트 3곳만 싹쓸이해도 선거인단 278명으로 당선될 수 있어서다. 바이든 대세론이 현실적으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장 중요한 곳은 개표가 빨리 이뤄지는 플로리다주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길 경우 초반 여세를 몰아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고, 바이든 후보가 이길 경우 사실상 대권 향방이 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후보는 지난 29일 이례적으로 동시에 플로리다주를 누비며 연설해 주목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 마지막 주말인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4곳에서 연설했다. 플로리다주와 함께 반드시 잡아야 하는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를 통해 바이든 후보를 ‘사회주의 좌파’라고 맹비난하며 “바이든 후보는 블루칼라 일자리를 줄이고 중산층을 파괴할 것”이라고 했다. 제조업 중심의 러스트벨트인 펜실베이니아 유권자들을 위한 맞춤형 유세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미시건주를 찾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미국의 일자리와 안전이 위험에 처했다”며 “혼돈과 실패, 무책임을 이제는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러스트벨트 모두 이기면 당선 유력”

이번 대선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코로나19로 인해 폭증한 사전투표다. CNN에 따르면 현재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는 9000만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등록 유권자의 40%를 훌쩍 넘는 규모다. 지난 대선의 총투표자(약 1억3650만명)와 비교하면 이미 65%를 돌파했다.

중요한 건 전례가 없는 이런 상황이 누구에게 유리할 지다. CNN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사전투표의 한 방법인) 우편투표 선호도가 높다”며 “공화당 지지자들은 선거 당일 현장투표를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사전투표 열풍이 바이든 후보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전투표 폭증의 영향을 예단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의 브루클린 박물관에 마련된 투표함에 한 여성 유권자가 부재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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