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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사를 등에 업은 조 회장은 새 리더십을 발휘할 시험대에 올랐다. 경영 안정화를 통해 시장의 인정을 받아야 하며, KCGI와 표 대결을 벌일 내년 주주총회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조 회장은 내년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면서 연임에 대한 표 대결이 경영권 분쟁의 결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있어 상속세 마련, 국민연금의 지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복귀 등이 변수로 떠올랐다.
조 회장은 오는 10월까지 상속세 납부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상속세는 사망일로부터 6개월 이후부터는 가산세가 추가로 부과되기 때문에 이 기간 내에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상속 문제에 대해 “협의가 완료됐다고 말은 못 한다”면서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 전후 2개월(총 4개월) 동안의 시세 평균으로 상속세를 평가하는데 이 기간 한진칼 주가는 73% 상승하면서 내야 할 상속세는 2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상속세 연부연납 제도 활용 시 오는 2024년까지 매년 503억원의 상속세를 내야 한다.
1년 차 상속세는 조 전 회장의 퇴직금 상속을 통해 낼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은 조 전 회장의 예상 퇴직금을 1018억~1333억원, 퇴직금에 대한 상속세(509억~666억원) 납부 후 509억~666억원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2년 차 이후로 내야 하는 2519억원의 상속세는 대주주 주식 담보 대출을 통해 해결할 것으로 관측된다. 100% 담보 대출로 해결 시, 대주주가 부담해야 하는 금융비용은 2년 차 20억원, 3년차 40억원, 3년 차 60억원, 4년 차 80억원 수준으로 배당과 연봉 등으로 충분히 감당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재계에서 구광모 LG 회장은 LG 주식에 대한 상속세 9215억원 중 연부연납 1차분을 주식 담보 대출을 통해 납부 완료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정석기업 매각이나 정석기업이 보유한 부동산 매각을 통한 배당 지급도 상속세 마련 시나리오로 부상하고 있다. 정석기업은 한진칼 48.27%, 조 전 회장이 20.64%를 보유하고 있으며, 부동산 임대 및 건물 관리를 주요 사업 목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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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이사 후보 선임에 대해서 독립성, 충실의무 수행, 과도한 겸직 여부 등 기준을 위배하지 않는 사내 외 후보를 임명하면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연금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그룹 회장 등의 사내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대주주(특수 관계인)의 사내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좀 더 엄격한 기준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2020년 주총에서 사측이 국민연금의 지지를 확실하게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조원태 후보의 퇴진까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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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14개월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것에 비춰보면 언니인 조 전 부사장의 경영 참여도 적절한 시기에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조 전 부사장이 호텔 사업에 관심이 높은 만큼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의 별세를 계기로 사측 일가를 동정하는 시각이 커졌다는 점도 무시 못할 변수”라며 “경영권 위협 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형제간 분쟁보다 KCGI와 대결에 화력을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