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1위 현대차 `상용차 없었더라면..`

[이데일리 김상욱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지난 5월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 부문에서 월간 최대판매를 기록했다.

하지만 주력제품군인 승용차와 RV차량만을 비교할 경우 국내시장에서 기아자동차에 뒤져, 빛이 바랬다.

3일 현대차와 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5월 현대차는 내수 3225대, 수출 3010대 등 대형 상용차부문에서 월간 최대판매를 기록했다. 버스가 834대, 트럭이 2391대 팔렸다.

여기에 스타렉스가 4479대, 포터가 7965대 등이 1만2444대 판매됐다. 현대차의 5월 판매 4만9228대중 1만5669대가 이들 차급에서 판매된 셈이다.

▲ 현대.기아차 5월 판매현황

이처럼 상용차부문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지만 현대차의 분위기는 그리 밝지 않은 모습이다.

주력제품군인 승용차와 RV만을 비교할 경우 내수시장에서 아우인 기아차에 역전됐기 때문이다. 상용차 부문이 없었다면 전체 국내판매 1위 자리도 내줄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2만6340대의 승용차와 7219대의 RV 차량을 판매했다. 반면 기아차는 2만2279대의 승용차와 1만3221대의 RV를 팔았다.

승용차와 RV 차량만을 비교할 경우 현대차가 3만3559대, 기아차가 3만5500대로 1위 자리를 넘겨줬다.

기아차가 이처럼 승용과 RV에서 현대차를 추월한 것은 최근 출시된 신차들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결과다.

준대형인 K7이 그랜저에 앞서 있고, RV에서도 쏘렌토R과 스포티지R이 각각 싼타페와 투싼ix보다 많이 팔렸다. K5 역시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며 YF쏘나타의 판매가 감소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에따라 상용차를 모두 합친 국내시장 점유율은 기아차가 34.6%로 높아진 반면, 현대차는 42.5%까지 떨어졌다. 파업으로 40%를 기록했던 2008년9월이후 2년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상용차가 내수와 수출에서 모두 호조를 보이며 월간 기준 사상 최대판매를 기록했음에도 현대차가 웃을 수 없는 이유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반떼가 출시되고 하반기가 되면 상황이 좀 달라지지 않겠느냐"며 "하지만 당장 마땅히 대응하기 어려운 시장상황인 만큼 관련 부서들의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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