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한나 기자] 환율이 장중 연저점을 밑돌면서 국내 수출주에 대한 경계도 커지고 있다. 환율 하락이 경쟁력을 저하시켜 실적을 해칠 수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환율 때문에 수출주가 조정받을 경우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조언하고 있다.
26일 오전 9시46분 현재 달러-원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3.9원 하락한 1104.9원을 나타내고 있다. 직전 저점인 1107원을 하향 돌파하면서 또다시 연저점을 아래쪽으로 경신했다.
월말을 맞아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가 늘고 있는 데다 내달초 삼성생명 공모를 앞두고 환전 물량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 위안화 절상 가능성도 여전히 환율을 아래쪽으로 누르는 요인이다.
다만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장중 1% 안팎의 상승률을 유지하면서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16.53포인트(0.95%) 오른 1753.56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08년 6월 이후 1년10개월여만에 1750선 위로 올라선 것은 물론 장중 연고점을 훌쩍 넘긴 수치다. 환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생각보다 크게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
수출주 흐름도 좋다. 대장주 삼성전자(005930)가 0.5% 가량 올라 83만원대를 등락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포스코(005490)와 현대차(005380), 현대중공업과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수출주들이 모두 오름세다. 지난주부터 연이어 터지고 있는 어닝 서프라이즈 덕에 상승 모멘텀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수출주를 당장 매도하기보다는 오히려 환율 하락으로 조정받는 틈을 타 비중을 늘리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익 감소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 및 경쟁력 강화로 인한 향후 모멘텀이 더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장화탁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 측면에서 수출주를 팔아야 할 때는 원화 강세로 한국 기업들이 시장점유율을 잃는 경우"라며 "IT와 자동차가 상장사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작다는 점에서 이익 모멘텀이 더 강하다"라고 진단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국내 기업의 좋은 실적을 단히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 경쟁력 때문이라고 본다면 현재의 모멘텀을 곧 잃겠지만, 품질과 생산성 개선이 수반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수출기업들이 환율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현지화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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