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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곡많은 전자업체 ''CEO들의 매수 타이밍은?''

박호식 기자I 2008.02.21 11:40:50

전자업체, 업황변동성 커 실적 급등락
하이닉스·LPL·삼성전기 사장, 실적악화때 매입..실적호전 혜택
작년 대규모 적자낸 삼성SDI 매수타이밍은?

[이데일리 박호식기자] 전자 반도체산업은 경기에 민감하다. 변동성도 크다.

지난해 대규모 이익을 냈던 LG필립스LCD는 내년 업황이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큰 적자를 냈던 하이닉스반도체는 올 하반기 D램 가격 반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행복과 불행이 뒤바뀌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업종이다. 그만큼 높은 수준의 예측력과 경영능력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이같은 기업을 경영하는 CEO들은 어떤 타이밍에 회사주식을 매입할까. 
 
스톡옵션이 아닌 장내매수를 통해 회사주식을 매입한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의 매수타이밍은 '실적이 악화된 시점'이다. 그리고 매수 후 길지않은 때에 실적이 턴어라운드 했다.

◇김종갑 사장, 4분기 악화된 실적 발표 직전 매수강도 높여

지난해 3월 주총에서 선임된 김종갑 하이닉스(000660) 사장은 세달 뒤인 6월부터 적극적으로 회사 주식을 매입해왔다. 6월초 1000주를 매입했고, 8월말 1000주, 10월 2000주 등 4000주를 샀다. 지난해 12월말과 올 1월에 매수강도를 높여 6000주를 추가로 매입해 총 보유주식수는 1만주로 늘었다. 매수가격은 2만2000~3만2000원대로 회사 주식을 매입하는데 3억원 안팎 자금이 들었다.

김 사장의 주식매입은 지난해 D램 가격 급락으로 4분기 실적이 악화될 것이 예상되는 시점에 이뤄졌다. 하이닉스는 2006년 1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뒤 지난해 3분기까지 흑자를 유지했다. 그러나 2006년 4분기 8810억원에 달하던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 420억원, 3분기 263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김 사장은 특히 2월초 318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직전인 1월에만 보유주식의 절반이 넘는 5600주를 매입했다.

하이닉스는 올 상반기까지는 실적이 그리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D램 가격 반등 전망이 우세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고 있다. 김 사장 스스로도 실적설명회에서 하반기 D램가격 반등을 전망했다. 그러나 하이닉스 주가는 낸드플래시 가격 부담 등으로 현재 2만5000원 안팎에 머물러 김종갑 사장의 투자성적은 아직 좋은건 아니다.

◇권영수 사장, 06년 대규모 적자-07년 매입 후 실적 턴어라운드

권영수 LG필립스LCD(034220) 사장도 지난해 2월 주총에서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권 사장은 취임 후 곧바로 3월부터 주식을 매입했다. 3월 5000주, 4월 3000주, 5월 7000주를 각각 매입해 총 1만5000주를 샀다. 매입가격은 3만600원부터 3만9780원까지 다양하다.

LG필립스LCD는 2006년 업황침체로 8790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다. 그 여파는 작년 1분기에도 지속돼 208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취임한 권 사장은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는 상황에서 주식을 매입했다.
 
이후 LG필립스LCD는 업황호전 등으로 2분기 흑자전환했고, 3분기와 4분기 각각 6930억원과 8690억원의 대규모 흑자를 냈다. 주가도 권 사장 취임 전 2만5000원대까지 떨어졌으나, 권 사장 주식 매입 후 6월부터 4만원대 굳히기를 거쳐 작년 12월에는 5만원대까지 올랐다. 현재는 다소 조정받아 4만3000원대. 권 사장은 현재 평가익 상태다.

◇강호문 사장, 실적악화로 구조조정중 매입..실적호전 혜택

2002년 취임한 강호문 삼성전기(009150) 사장이 비교적 회사 주식을 많이 매입한 시점은 2004년 10월 1만2900주와 2006년 3월 2만1850주이다. 현재 총 5만1642주를 보유중이다.

삼성전기는 2003년 영업이익은 전년 1292억원에서 급감한 104억원, 당기순이익은 2191억원 적자 전환하는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삼성전기는 사업구조를 재편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위기의식으로 브라운관 및 컴퓨터용부품사업을 정리하는 등 3~4년여에 걸쳐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이같은 노력은 2006년 하반기에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2006년 영업익 55억원, 지난해에는 884억원을 기록했다.

주가도 2004년 초 4만원대 주가가 그해 말 2만원대로 떨어진 뒤, 2005년 지루한 횡보를 보이다 2006년 회복되기 시작해 지난해엔 6만원대까지 올랐다. 현재는 4만3000원대로, 강 사장의 가장 높은 매입가격이 4만원임을 감안하면, 평가이익 상태다.

◇삼성SDI, 작년 대규모 적자-올 흑전 기대..CEO 매수타이밍은?

실적과 관련 전자업계에선 삼성SDI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SDI는 PDP업황 악화와 브라운관사업 구조조정 비용 등으로 지난해 572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2005년 12만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6만~7만원대로 떨어졌다.

삼성SDI(006400)는 올해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그동안의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고, PDP와 2차전지, 모바일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이닉스, LG필립스LCD, 삼성전기 사례를 감안하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냈고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현 시점이 CEO의 매수타이밍이다. 김순택 사장의 선택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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