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아파트 약세 "쭈~욱 간다"

윤도진 기자I 2007.04.16 11:36:43

"대출규제·세부담 현실화가 가격하락 양축"
"올 가을까지 집값 반등시킬 요인 없어"
"집값 급락하진 않아도 하락속도 꾸준할 것"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고가아파트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는 대출 규제로 수요자의 자금줄이 막혀 있는 데다 종부세를 비롯한 보유세 현실화로 인해 다주택자들의 고가주택 보유 부담이 커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는 최근 고가아파트의 가격 하락세에 대해 "최소한 올해 10월까지는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안에는 집값을 반등시킬 모멘텀이 없다고 봐도 될 만큼 주택시장에 수요자들을 끌어들일 요인이 없다"며 "고가아파트 보유자들은 세금 부담 때문에 매물로 내놓는 경우도 많이 있어 가격 하락세 지속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김규정 부동산114 차장은 "고가아파트 값이 급락하지도 않겠지만 세금문제가 현실화되고 향후 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꺾이게 된 상태에서 오름세로 돌아서기는 힘들다"고 잘라 말했다.

김 차장은 특히 "소폭의 가격조정 후 급등으로 이어지던 최근 4-5년간의 패턴이 올해에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엔 고가아파트 값의 `요요현상`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1분기 동안 보였던 고가아파트의 하락세 속도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광석 스피드뱅크 실장 역시 "추격 매수세가 실종된 상태에서 고가 아파트 값이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대출규제로 수요자들의 자금줄이 막혀있다는 것을 가격 회복이 쉽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김 실장은 "특히 재산이 고가부동산에 쏠려 있는 부자들의 경우 자산을 운용하는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기대수익이 줄어 직접 거주하지 않는 고가 주택을 내놓게 되면 초고가 아파트들도 하락세를 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최근의 집값 하락세를 주춤하게 할 수 있는 요인들도 지적됐다. 9월 이후 시행되는 분양가상한제가 `신규 공급 주택의 뚜렷한 가격하락`으로 가시화 되지 않을 경우 매매수요가 돌아와 가격하락을 멈추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시점에 가을 이사철이 겹쳐 주택 이동수요가 붙게 되면 수요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기존 매매시장의 물건으로 관심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오는 6월께로 예정된 분당급 신도시 발표와 재건축 사업 진척으로 인한 국지적 재건축 호가 상승 역시 고가아파트 시장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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