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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0억 홍콩 빌딩 대출 손실 위기…금감원, 20일 점검

최훈길 기자I 2023.07.17 10:25:36

홍콩 빌딩 투자에 미래에셋 등 투자 손실
글로벌 금리인상에 해외 부동산투자 부실
금감원, 20일 증권사 간담회… 리스크 점검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금융감독원이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리스크 관련해 증권사 점검에 나선다.

1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20일 해외 대체투자 관련 증권사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대체투자를 포함해서 증권사들 부동산 관련 대출 건전성 관리에 관련한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해왔다”며 “20일 간담회도 그 연장선에서 점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진=연합뉴스)


앞서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저금리 국면에 해외 부동산 투자에 잇따라 나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자산운용사의 해외투자부동산 펀드(공모+사모) 순자산은 76조107억원 규모(7월13일 기준)다. 이는 해외부동산 투자가 본격화 된 2017년(12월말, 29조9906억원) 대비 두 배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고금리 상황에서 리파이낸싱(차환) 만기가 돌아오면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올해 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등 지역은행의 연쇄 도산 우려가 커지며 디폴트 위기가 가속화 됐다. 그동안 저금리 환경에서 해외 대체투자로 몸집을 불리던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국내 금융기관들은 4년 전 저금리 시기에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에 빌려준 2800억원 규모의 대출금 대부분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미래에셋 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오는 18일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열고 이 빌딩에 대출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 자산의 80~100%를 상각할 예정이다.

관련해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직접 투자금 300억원을 제외한 2500억원어치의 펀드를 조성해 국내 기관들에 판매했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001200) 등 증권사들은 자체 자금으로 200억~400억원씩을 투자했다. 한국은행 노동조합, 우리은행 초고액 자산가들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이번 간담회에서 관련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6월15일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전 금융권의 해외 대체투자 현황을 일제 점검하고 최근 금리상승기에 나타날 수 있는 상업용 부동산 등 대체투자 자산의 가격조정 관련 리스크 상황을 적시에 관리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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