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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50원 상승한(원화 가치 하락) 달러당 11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7년 1월 9일(1208.30원) 이후 가장 높은 심리적 저항선인 1200원에 근접한 것이다.
한·일 갈등과 미·중 분쟁이 동시에 격화되면서 원화 가치가 맥을 못 추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을 저지하려는 외환당국의 의지도 뚜렷하게 감지되지 않는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환율이 정상적으로 시장에서 작동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의 이같은 모습에 시장은 원화 약세 베팅을 멈추지 않았다. 역외 시장에서는 이미 달러당 1200원대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03.75원에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00원)를 고려해도 1200원을 상회한 것이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은 이번 주 1200원을 중심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일 갈등이 격화된다면 1220원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가치도 1달러당 7위안 수준까지 하락했다. 지난 2일 역외 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달러당 6.97위안대까지 급등했다(위안화 가치 하락).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위안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악화되는 중국의 경제 기초체력과 미·중 간의 갈등을 감안했을 때, 달러·위안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상회하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평가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달러 약세를 유도하고 여타 국가의 환율 절하를 경계하는 상황에서 중국 위안화 가치가 하락한다면 중국 당국으로서도 부담이다.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한 달러·위안 기준환율은 올해 들어 달러당 6.9위안을 넘어선 적이 없다. 지난 2일에도 달러·위안 기준환율은 달러당 6.8996위안에 고시된 데 그쳤다.
달러·위안 환율이 사실상 중국 당국의 손에 달려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민은행의 기준환율은 시장에 일종의 시그널로 인식된다. 중국 당국은 굳이 위안화 절하를 용인해 미국과 갈등을 키울 생각이 없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의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감안할 때, 중국은 위안화 약세를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이 아직은 1달러당 7위안을 목도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은 듯하다”며 “달러·위안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