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산불대책 메모, 4시간만에 '좋아요' 3600개"...전문 보니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의 강원도 산불 대책 관련 깨알 메모가 담겨 있던 수첩 전문이 공개됐다.

정운현 국무총리실 비서실장은 6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 총리의 산불 대책 수첩 메모가 화제”라며 “뉴스1에서 오전 9시47분에 사진기사를 올린 지 4시간 만에 ‘좋아요’ 3600여 개, 댓글 1100여 개가 달렸다. 물론 독자들 반응도 아주 좋다…‘사고’ 관련 내용으로는 드물게 나온 호평인 셈”이라고 전했다.

정 비서실장은 “사진 내용은 오늘 오전 9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차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에서 총리의 모두발언 내용을 담은 것이다. 총리실에서 준비한 내용을 총리 자신이 새로 가감, 정리한 것이다. 총리는 국무회의나 현안조정회의 등의 모두발언을 여러 차례에 걸쳐 직접 다듬어 자신의 목소리를 담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총리께서 총리실 간부들과 점심을 같이 했다. 식사 자리에서도 산불 대책 얘기는 계속 나왔다. 문득 제가 총리께 수첩 사진기사를 보여드리면서 수첩을 좀 보여달라고 했더니 선뜻 내주셨다”며 “처음엔 메모 분량이 그리 많지 않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무려 8쪽이나 되더라. 관계장관회의 때 말씀하신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총리께 양해를 얻은 것은 아니지만 그 내용을 전부 공개한다”고 밝혔다.

정운현 국무총리실 비서실장이 공개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강원도 산불 대책’ 메모 수첩(사진=정운현 비서실장 페이스북)

정 비서실장이 공개한 이 총리의 수첩에는 ‘해야 할 일’이라고 시작하는 메모가 번호가 붙어 나열해 있었다. 첫 번째는 ‘잔불정리·뒷불- 감시-현지’, 두 번째는 ‘이재민 돕기 식사·숙박·의복·의료·학생공부·농업 등 시급한 생업’ 등의 내용이었다.

이 총리의 이러한 메모 내용은 전날 그가 직접 만난 강원도 산불 피해 이재민의 호소이기도 했다.

지난 5일 강원도 강릉시 이재민 대피소를 찾은 이 총리는 “집이 다 탔다. 좀 살려달라”, “어디 가서 어떻게 사나”, “신도 못 신고 나왔다”는 말에 “말씀 드리겠다”며 이재민과 함께 바닥에 둘러 앉아 설명을 시작했다.

TV조선 ‘씨브라더’가 공개한 당시 모습을 담은 영상에 따르면 이 총리는 “우선은 여러분들 이렇게 합시다잉”이라고 말하며 이재민이 대피소에 있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돕겠다고 안심 시켰다.

이 총리는 생필품과 의약품, 농기구, 거처 등을 상세히 설명하며 “저도 시골 출신이지만 시골 사는 사람들은 멀리 가면 안 되잖나. 임시 거처 컨테이너도 기왕이면 사시던 곳에서 가까운 쪽으로 해 드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타버린 볍씨까지 무상 공급하겠다”며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또 “걸레 하나도 못 갖고 나왔다”며 눈물을 흘리는 이재민에게는 “그렇게 하시길 잘 하신 거다. 괜히 거기 들어갔다가 더 다친다”고 다독였다.

이 총리의 이러한 모습에 누리꾼은 “뜬구름 잡는 얘기 하나 없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설명만 확실히 해줬다”,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다”, “이러한 공감능력만으로 이재민에게 큰 위로가 되었을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제2차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직접 작성한 당부사항을 적은 메모장을 보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총리는 이날 2차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에서 수첩 속에 있던 내용을 정부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이라며 5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또 그의 수첩에는 총리의 대책이 아닌 나라의 한 국민으로서 애틋한 마음도 담겨 있었다. ‘국민께서 이웃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는 착한 심성’이라고 적은 부분이었다.

그리고 그다음 장에는 ‘기부금품을 가장 알차게 쓰도록 미리 준비’하라는 메모도 있어, 산불 피해를 함께 이겨내고자 각지에서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민에 대한 감사 인사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