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검색엔진을 넘어 정보기술(IT) 전(全)분야에 걸쳐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IT 공룡 구글(Google)의 고민이다. 이런 고민은 지난주 구글이 발표한 4분기(지난해 10~12월) 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 1년새 M&A만 33건…가파른 비용증가
지난 28일(현지시간) 구글이 발표한 지난 4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6.88달러로 전년동기의 6달러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7.11달러였던 시장 전망치에 못미쳤다. 또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5억달러로, 역시 전망치인 147억달러에 못미쳤다. 실적은 최근 5분기 연속으로 시장 기대 이하였다.
이같은 실적 부진은 달러화 강세로 매출이 줄어든데다 작년말에도 임직원 수를 늘리고 부동산을 더 매입하기 위해 비용을 늘렸기 때문이다. 영업비용이 전년동기대비 35% 늘어난 67억8000만달러, 연구개발(R&D) 비용은 전년동기대비 465%증가한 28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패트릭 피체트 구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 발표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2014년은 여러 면에서 막대한 투자 증가가 이뤄진 한 해였다”며 “비용은 늘었지만 그 덕에 미래 성장 잠재력이 큰 사업들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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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구글은 지난해 총 33개 기업을 인수(M&A)했다. 2012년 12건, 2013년 18건에서 크게 늘었다. 홈네트워크업체인 네스트와 뮤직 스트리밍업체 송자, 파킨스 환자용 숟가락을 만든 생명공학 업체 리프트 랩스 등을 사들였다. 다만 올해에는 “성장과 비용통제 사이에 건강한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겠다”며 투자에서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이었다.
최근 6개월간 지속되고 있는 달러 강세가 발목을 잡았다. 이날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패트릭 피체트 구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4분기 구글은 달러화 강세로 5억4100만달러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며 “환헤지로 일부 영향은 줄였지만, 그 비용은 4억6800만달러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체트 CFO는 “최근 달러화와 경쟁 통화들의 환율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으면 이 환율 이슈가 한동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며 “모두가 이 문제를 감안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텃밭` 모바일선 후발주자들과 경쟁
매출면에서는 페이스북과 다른 인터넷 기업들이 모바일 광고에 주력하면서 구글의 광고부문 매출 성장도 정체된 탓이 컸다. 모바일에서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데 구글은 오히려 사업영역을 다변화하고 있다. 실제 구글의 가장 큰 걱정은 매출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광고사업이다. 인터넷 이용자들이 데스크탑이나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면서 광고 단가가 떨어지고 있다. 광고주들은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에서는 광고 비용을 낮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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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만 봐도 핵심 검색엔진 매출은 18% 늘어난 124억달러를 기록했고 플레이 앱스토어 등 모바일과 크롬캐스트 등 하드웨어 부문에서의 매출은 19% 증가에 그쳤다. 이는 앞선 3분기의 50%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모바일 광고 매출도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41%를 차지해 2013년의 47%보다 낮아졌다. 이는 페이스북 모바일 광고 매출 비중이 17%에서 18%로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 4분기중 구글의 클릭당 비용(CPA) 단가가 3% 줄었다. CPA는 인터넷에서 이용자가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광고주가 구글에게 지급하는 광고 수수료로 13분기 연속 전년대비 떨어지고 있다.
로버트 펙 썬트러스트 로빈슨험프리 애널리스트는 “모바일 부문은 구글 투자자의 가장 큰 걱정거리”라며 “전세계가 모바일로 가면서 경쟁이 더 격화되고 있는 만큼 구글이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구글의 검색 엔진 경쟁사인 야후가 모질라와 파이어폭스 브라우저 기본 검색 제휴에 성공하면서 검색 점유율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도 구글에게는 위협이다. 올해 구글과 애플의 검색제휴 계약이 만료되면서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기본 검색엔진에 다른 업체의 검색엔진을 사용할 경우 구글에게 타격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