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촬영 `필수`가 아닌 `옵션`..바뀌는 결혼 풍속도

김미경 기자I 2012.09.10 11:09:03

예비부부 40%가 스튜디오 대신 스냅 촬영만
10년새 3~4배 뛴 금 대신 9K반지 나눠 끼기도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생략해도 될 부분은 과감히 스킵(skip)하고 평생 추억으로 남기고 싶은 항목에 집중 투자한다. 주변 인맥을 최대한 동원하는가 하면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면 발품은 기본이다. 요즘 유행하는 ‘웨딩 스타일’이다.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격에 민감해진 예비 신혼부부들이 비용도 많이 들고 틀에 박힌 스튜디오 촬영 대신 본 예식에 집중하면서 웨딩 절차가 단출해지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본 예식 전 무조건 해야 하는 것처럼 여겨졌던 ‘스튜디오 촬영’이 ‘옵션 상품’으로 바뀌고 있다. 그동안 웨딩업체 사이에서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의 줄임말)라는 패키지 상품이 생겨났을 정도로 대세였지만 점차 그 비중도 줄고 있는 것.

결혼정보업체 듀오웨드 관계자는 “최근 들어 결혼상담을 하는 예비부부 10명 중 3~4명은 본식 당일에 찍는 스냅촬영만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번거로움과 비용 때문에 당일 아침 스튜디오 촬영을 하거나 본식 촬영에만 찍는 스냅 촬영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결혼 예물도 간소화되는 추세다. 10년새 4~5배로 치솟은 금값 탓에 9K(금 함량 37.5%) 주얼리까지 나왔다. 순금 대신 18K(금 함량 75%)나 14K(금 함량 58.5%) 골드 수요가 늘면서 이 조차도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을 겨냥해 9K(금 함량 37.5%) 제품까지 등장했다.

주얼리기업 혼에 따르면 9K 제품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매출이 34%나 증가했다. 결혼 예물의 경우 과거 순금 세트를 찾는 이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커플링만 준비하거나 그마저도 순금이 아닌 18K로 가격을 낮춰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일명 주위의 재능을 모아 준비하는 대안 결혼식도 최근 인기다. 대안 결혼식이란 주변 지인들들의 도움을 받아 청첩장은 친구들이 그려주고, 예식장은 교회나 구청을 이용하는 식의 불필요했던 예식 비용을 줄이는 본식을 뜻한다.

약 5만9500여명의 회원이 있는 인터넷 토털 카페 웨딩리뷰에는 대안결혼식을 준비하려고 서로 자문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상견례부터 본식, 그리고 순금시세 등 리뷰나 견적 등의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

웨딩 사진을 찍고 있는 양진석씨(남·38)는 “품앗이 개념으로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거품이 들었던 예식 비용을 줄이는가 하면 천편일률적이던 스튜디오 촬영 대신 자연스러운 모습을 찍어달라는 예비 부부들이 늘었다”며 “스냅 촬영을 할 경우 스튜디오 촬영을 할 때보다 약 30~35% 저렴해지는 만큼 점차 스튜디오 촬영을 하는 신혼부부의 비중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열린 한 웨딩박람회에서 예비신랑신부들이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근 열린 한 웨딩박람회에서 예비신랑신부들이 예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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