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다음 글은 한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온 슬라이드 내용을 번역한 것입니다. 사이트 주소는 http://www.slideshare.net/guestd5ab54/the-subprime-primer/ 입니다.
제목: 서브프라임과 머저리들
장면1 모기지 브로커의 사무실 (한 고객이 브로커와 상담을 하고 있다)
(고객) 집을 사고 싶은데 저축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선불금도 낼 수 없고, 매월 월리금도 정상적으로 낼 수 없습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브로커) 걱정하지 마십시오. 선불금이 없어도 괜찮고, 대출원리금을 정상적으로 내지 않아도 됩니다. 처음에는 이자를 아주 조금만 내면 됩니다. 나중에는 금리가 올라갑니다. 그러나 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당신이 산 집의 값이 올라갈 것입니다.
(고객) 정말 다행이군요. 그런데 한 가지 걱정이 있습니다. 당신이 내가 다니는 회사의 사장에게 내가 계속 지금의 직장에 다니면서 월급을 받을 수 있을지 물어보면 사장이 나에게 유리한 대답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문제가 될까요?
(브로커) 그것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당신을 자영업자로 서류를 만들면 됩니다.
(고객) 정말 당신은 나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딱 맞는 사람이군요.
(브로커) 우리는 실제로 우리의 돈을 손님에게 빌려주지는 않습니다. 은행이 빌려주지요. 손님이 실제로 원리금을 갚을 수 있을지 어떨지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는 수수료만 챙기면 됩니다.
(고객) 그럼 집을 사겠습니다.
장면 2) 몇 주일 뒤 한 은행의 사무실에서....
(직원) (모기지 서류가 쓰레기통처럼 생긴 바구니에 가득 쌓여 있는 것을 바라보면서 독백한다) 저 쓰레기에 파리가 꼬이기 전에 저걸 처리하는 것이 좋겠군. 뉴욕 투자은행의 총명한 친구들이 저것들을 사서 금융마술을 부릴 거야. 전화해야겠다.
장면 3) 월 스트리트의 한 투자은행 사무실에서...
(부장) (쓰레기통 같은 바구니에 가득 쌓인 모기지 대출 서류를 보면서) 파리가 꼬이기 전에 저것들을 처리하는 것이 좋겠어.
(사원) 부장님, 누가 이런 쓰레기들을 살까요?
(부장) 우리는 이 쓰레기 모기지를 기초로 CDO라는 새로운 증권을 만든다. 이 CDO를 투자가에게 팔면서, 이것의 기초인 모기지에서 들어오는 돈으로 이자를 준다고 약속하는 거야.
(사원) 그러나 쓰레기는 여전히 쓰레기 아닌가요? 나는 이해가 안 됩니다.
(부장) 하나씩 보면 이것은 모두 쓰레기에 가까워. 그러나 이것을 한 곳에 모아놓고 보면 모두가 아니라 이 중의 일부에만 실제로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집값은 언제나 올라가므로 우리는 별로 걱정할 것이 없어.
(사원) 그래도 여전히 나는 이해가 안 됩니다.
(부장) 새로운 CDO는 다음과 같이 작동한다. 이 CDO는 3개의 조각으로 나누어진다. 우리는 이를 각각 “최고”, “보통” 그리고 “최악”이라고 이름 붙인다. 만약 기초 자산인 모기지중 일부가 부도를 내면 우리는 “최고”에 투자한 투자자에게 가장 먼저 이자를 준다. 그 다음에는 “보통”의 차례다. 그리고 “최악”은 손실을 보게 된다.
(사원)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최고” 투자자가 손실 위험을 가장 적게 지므로 이들이 받는 이자율은 낮을 것이고, 다음으로는 “보통”이 이보다는 조금 더 높은 이자율을 그리고 마지막인 “최악”이 가장 높은 이자율을 받게 되는 군요.
(부장) 그래 맞다. 그런데 한 가지가 더 있다. 우리는 이 조각들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 “최고”의 조각에 대해 보험을 들 것이다. 그렇게 하면 신용평가회사들이 그것에 최고등급을 줄 것이다. 그리고 “보통”의 조각은 투자할 만한 하다는 등급을 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최악”의 조각에는 보험을 들지 않는다.
(직원) 이렇게 하여 위험한 모기지 대출이 AAA와 BBB 등급의 새로운 증권으로 만들어내는군요. 정말 부장님은 천재입니다.
(부장) 그래. 나도 알고 있어.
(직원) 그럼, 이제 누구에게 이 조각들을 팝니까?
(부장) 개인이 아니라 머리 좋은 기관투자자들에게 팔 것이다. 예를 들면 보험회사, 은행, 지방정부의 학교자금관리위원회, 노르웨이 조그마한 마을의 연금 펀드 등이다.
(직원) 그런데 누가 “최악”의 조각을 살까요?
(부장) 우리는 이 조각은 팔지 않는다. 그냥 우리의 장부에 가지고 있으면서 높은 이자를 받는다.
(직원) 정말 대단합니다. 그러나 이 냄새나는 모기지는 그냥 새로운 증권의 담보로만 사용하므로 우리 장부에서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냥 남아 있지 않습니까?
(부장) 아니 그렇지 않아. 지금의 회계 규정은 우리가 케이만 군도에 껍데기 회사를 만들어서 이 회사로 모기지를 옮길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 이 껍데기 회사를 그럴 듯하게 특별목적회사(SPV)라고 부른다.
(직원) 그거 다행이군요. 그런데 왜 회계사들은 우리가 SPV로 쓰레기를 옮기는 것을 내버려둘까요?
(부장) 우리가 그들을 설득했다. 그렇게 해주는 것이 미국 금융시스템의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이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이런 복잡한 거래 뒤에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해.
장면 4) 노르웨이 한 마을 연금펀드와 월가 투자은행이 전화 중이다.
(연금펀드) 이거 어떻게 된 일입니까? 이번 달에 우리가 산 CDO에서 이자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투자은행) 그렇지 않아도 전화하려고 했습니다. 정말 미칠 지경입니다. 당신이 산 CDO의 기초자산인 모기지를 가지고 있는 그 잡놈들이 지불을 할 수 없다고 하는군요.
(연금펀드) 잠깐만요. 우리는 CDO 조각 중에서 AAA 등급인 “최고”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안전한 것이지요. 우리는 가장 먼저 이자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투자은행) 불행하게도 그 모기지에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쓰레기들이 더 많이 들어 있었어요. 우리 역시 당신만큼이나 미칠 지경입니다.
(연금펀드) 그러나 당신은 집값은 언제나 올라갈 것이며, 당신에게서 돈을 빌린 가계는 그들의 주택을 담보로 다시 대출을 늘릴 수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투자은행) 예, 그 가정이 틀렸습니다. 우리가 당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연금펀드) 가정이 틀렸다고요? 이런 머저리 같으니... 그럼 신용평가회사들이 준 AAA 등급은 무엇입니까?
(투자은행) 그들도 당했습니다.
(연금펀드) 그러나 이 상품은 보험에 들지 않았습니까? 그들은 무어라고 합니까?
(투자은행) 그들은 이 손실을 막아줄 만큼의 자금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그들도 머저리가 되었지요.
(연금펀드) 정말 대단들 하십니다. 나는 이제 마을 주민들에게 무어라고 해야 합니까?
(투자은행) 당신이 바보 머저리들에게 당했다고 하세요.
(연금펀드) 그래 잘 먹고 잘 살아라.
(투자은행) 너나 잘 먹고 잘 살아라.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이 글을 쓴 하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 회사 나쁜 회사(2007년 개정판)>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으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