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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폭탄 맞은 고분양가 아파트

윤진섭 기자I 2007.12.07 12:48:24

고분양가 아파트 청약부진
미분양 우려에도 업체들 배짱 분양
미분양 증가 고분양가 업체 책임론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고분양가 아파트들이 미분양 폭탄을 맞고 있다. 내년부터 값싼 분양가상한제 아파트가 나오면 고분양가 아파트의 미분양 해소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고분양가 논란 주택업체 미분양 고전

7일 업계에 따르면 STX건설이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내놓은 299가구 규모의 STX KAN은 순위내 청약결과 299가구 중 81가구만 청약했다. 특히 139㎡(42형)에는 82가구 중 단 2명이 청약했으며 156㎡~244m²에는 1명도 청약하지 않았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061만-1298만원으로 주변시세보다 20% 가량 높아 고분양가라는 지적을 받았다.

월드건설이 울산 월드시티에 이어 김포 고촌에 선보인 한강 월드메르디앙도 고분양가 논란으로 고전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3.3㎡당 평균 1298만8000원에 책정해 지난 5일부터 분양에 돌입했다. 한강 월드메르디앙 분양가는 김포 지역 내 아파트 중 역대 두번째로 높을 뿐만 아니라 고촌 ‘한화 꿈에그린’ 시세보다 3.3㎡당 250만원 가량 높다.

126-183㎡(38-55평) 560가구로 구성된 `한강 월드메르디앙`은 지난 6일 2순위 청약자 모집에 신청자가 32명에 그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평형인 183㎡(55평)은 2순위까지 단 1명의 청약자도 없는 상태다.

이에 앞서 김포시 걸포동에서 분양한 `오스타 파라곤`도 주변 시세보다 200만원가량 비싼 3.3㎡당 평균 1216만원의 분양가를 내세웠다가 일부 평형이 3순위에서도 미달되는 사태를 빚었다.
 
◇미분양 우려에도 업체들 배짱 분양

이 같은 상황에도 업체들의 고분양가 책정은 여전하다. 실제 서울 뚝섬 상업용지에서 한화건설은 주상복합아파트 230가구(231∼376㎡)의 분양가를 3.3m㎡당 3900만∼4900만 원대에, 대림산업은 196가구(330m㎡)의 분양가를 4400만-4500만원에 분양승인을 신청했다.

용인 지역에서도 고분양가 아파트가 쏟아지고 있다. 용인 신봉지구에서 112-206㎡(34-63평) 1462가구를 내놓는 동일토건은 평균 분양가를 1860만원선에 책정했다.

또 정광종합건설이 시행하고 동부건설이 시공하는 동부센트레빌(1238가구 중 일반분양분 298가구)도 같은 중대형 평형에 같은 분양가를 매겼다. DSD삼호가 시행하는 GS자이 2차(299가구)는 이보다 다소 낮은 1790만원이다. 이 같은 금액은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던 '래미안 동천'의 평균가(3.3㎡당 1726만원)을 웃돈다.
 
A사 관계자는 "5-7년 이상의 작업을 통해 분양되는 도시개발사업의 경우 50%에 가까운 기부채납과 기반시설부담금으로 주변시세보다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분양 증가세, 업체들 고분양가 책임론

미분양 우려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이 고분양가를 고수하면서 업체들의 미분양 책임론도 나온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은 최근 국정브리핑을 통해 "높은 분양가와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지역에서의 과잉 공급이 미분양의 주원인"이라며 "적정한 시장가격에 비해 비싼 가격에 상품을 내놔 수요자로부터 외면을 받는 것은 시장의 원리"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예비 청약자들 절반 이상이 `합리적인 분양가`를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업체들은 주변 시세를 감안한 분양가 책정은 하지 않은 채 기부채납 등을 이유로 고분양가를 고수, 결국 미분양만 양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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