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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SDV·자율주행 '뼈대'…내수 빼앗기면 미래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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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운 기자I 2026.07.10 05:27:03

수입 전기차 시장 82% 휩쓴 테슬라·BYD
내수 밀리면 부품 생태계·미래차 기반 '흔들'
보급형 전기차·충전 인프라 경쟁력 강화 시급
"구매 보조금 한계…생산 지원책 병행해야"

[이데일리 이배운 정병묵 기자] 테슬라와 BYD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현대자동차·기아의 ‘안방 사수’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내수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을 경우 국내 완성차 산업 전반의 미래 경쟁력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1만4520대로 전년 동월 대비 52.3% 증가했다. 이 가운데 테슬라는 1만866대를 판매해 74.8%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BYD는 1032대로 7.1%를 차지했다. 두 브랜드의 합산 점유율은 81.9%로 전년 동월보다 7.6%포인트 상승했다.

중동 지역 불안으로 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유지비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전기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중국 공장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 전기차 보조금 혜택,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앞세워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BYD 역시 중국 내 대량생산 체계와 배터리 내재화 역량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테슬라·BYD의 내수 시장 공세를 국내 미래차 산업 경쟁력 약화 신호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내수 시장은 완성차 업체가 신차와 신기술을 빠르게 투입하고 소비자 반응을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며 “많이 만들고 많이 팔아보는 과정에서 품질 개선, 원가 절감, 부품 생태계 고도화가 이뤄지는 만큼 안방 시장을 잃는 것은 글로벌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품 생태계 유지·성장 측면에서도 내수 시장은 중요하다. 김주홍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전무는 “국내에서 완성차가 많이 생산·판매돼야 국내 부품업체의 공급 물량도 늘어난다”며 “부품 산업 생태계가 강화돼야 완성차의 공급 안정성과 기술경쟁력도 높아지는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전기차는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SDV)와 자율주행 경쟁력 확보의 핵심 플랫폼이기도 하다. 배터리, 전장, 센서, 차량용 운영체제 등이 결합된 전기차를 기반으로 미래차 기술이 구현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도 SDV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전기차 판매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차량 데이터 축적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경험 등 미래차 고도화에 필요한 실증 기반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내수 전기차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비자 구매보조금 중심의 지원체계에서 벗어나 ‘생산촉진세제’ 등 국내 생산을 유인하는 공급자 중심 지원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아 광명 EVO Plant에서 생산 중인 EV3 (사진=현대차그룹)
기아 광명 EVO Plant에서 생산 중인 EV3 (사진=현대차그룹)
세무 분야 전문가인 김성준 골든오크세무법인 대표는 “현행 전기차 구매보조금은 국고 예산 상당 부분이 수입 전기차로 흘러가는 구조”라며 “한국 제조업은 생산능력지수가 상승하는 반면 가동률지수는 하락하고 있는 만큼 실제 생산을 유인해 가동률을 높이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생산촉진세제는 국내 생산기반의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완성차 생산을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완성차 생산에 인센티브를 줘야 부품업체가 국내에 남을 유인이 커지고 부품 생태계도 유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 역시 “중국 업체들은 이미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만큼 국내 업체가 원가경쟁력에서 맞서려면 생산단계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중국산 전기차에 대응하기 위해 보조금을 차등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 차원에서는 보급형 전기차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테슬라와 BYD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실속형 전기차 수요를 흡수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기아도 소비자가 가격 경쟁력을 체감할 수 있는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충전 인프라 개선, 배터리 안전성 강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품질 제고 등 전기차 사용 경험 전반을 끌어올리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김주홍 전무는 “부품 생태계 성장을 위한 정부의 R&D 투자 지원과 미래차 산업 인력 양성도 절실하다”며 “가격 경쟁력과 글로벌 신뢰를 확보하려면 안정적인 노사관계와 유연한 노동환경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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