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인근 야산에 B씨를 암매장하고 실종 신고를 한 혐의와 살해 방법 등을 검색한 컴퓨터를 포함해 계획범죄 증거를 없애려고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의 범행은 사건 당일 새벽 축사에서 그를 목격했다는 외국인 노동자의 진술 등이 확보되면서 드러났다.
지난 1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는 A씨는 범행 당일 자신이 사는 아파트 7층에서 폐쇄회로(CC)TV를 피해 밧줄을 타고 내려와 약 13㎞ 떨어진 아버지 축사로 걸어갔다.
친인척 측은 “(A씨가) 반성문에 범행을 저지르고 다시 그 밧줄을 타고 올라갈 때 자기도 죽을 뻔했다면서 스스로 자기 연민을 느끼는 것 같더라”라고 전했다.
실제로 A씨는 법정에 제출한 반성문에서 “살해 목적이 아닌 축사 시설을 망가뜨리러 갔는데, 아버지가 신고할 경우 알리바이가 필요해 위험을 무릅쓰고 밧줄을 탔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에선 “‘(아파트에서 밧줄을 타고) 못 내려가면 난 결혼도 못한다’고 스스로 되뇌며 무섭지만 참고 내려갔다”고 했고,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엔 “(경찰 조사에서) 제가 당시 밧줄을 타고 내려간 것이 제가 처한 상황을 끝내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한 행동으로 봐주실 줄 알았는데 그때부터 ‘와 미친놈이네’하며 살인을 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으로 보셨다”고 적었다.
또 컴퓨터로 ‘밧줄 타기’, ‘자택에서 사망하면 장례 절차’, ‘친족살해 형량’ 등을 검색한 이유에 대해선 “내가 왜 검색했는지조차 모르겠고, 타이핑한 게 아니라 클릭만 해도 기록이 나온다는데 우연히 그랬을 거라 추측한다”고 주장했다.
친인척 측은 “A씨의 친모이자 B씨의 전처인 C씨가 적극적으로 B씨를 감싸며 선처 탄원을 하고 있다”며 “A씨가 ‘아버지가 폭력적이라 맞고 자랐고 아버지를 도와 축사 일을 했지만 제대로 돈도 못 받았다’고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항소심 선고에서 형량이 가벼워질까 우려된다”라고 덧붙였다.
존속살해, 사체은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지난 5월 9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A씨가 재판 과정에서도 피해자인 아버지를 비난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사회에서 영구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에게 사형을 구형한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은 “A씨가 아버지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암매장했을 뿐 아니라 유족을 이용해 증거를 은닉하는 등 사안이 매우 중대하고 A씨가 책임을 전가하고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 유족이 A씨를 법정 최고형으로 엄벌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항소했다”고 밝혔다.
A씨에 대한 2심 선고는 오는 9월 말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