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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성능은 데이터셋(데이터 집합)의 품질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I를 학습시키기 위해 모아놓은 데이터에 1%의 오류만 생겨도 AI의 성능은 평균 3~4% 떨어진다. 하지만, 현재 데이터셋의 활용성은 매우 떨어진다. AI 기술이 고도화되는 과정에서 폐기되는 데이터셋이 부지기수다.
이데일리(대표 이익원)와 지능정보산업협회(협회장 장홍성)가 주최한 ‘AI코리아 대상’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AI 기술상)을 받은 인피닉은 AI에 필요한 데이터를 생애주기에 맞춰 관리, 운영해주는 ‘데이터옵스 프레임워크(데이터 스튜디오)’ 기술로 이런 문제를 해결해왔다. 박준형 인피닉 대표는 “데이터셋의 활용성을 높여주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23일 열린 시상식에서다.
“100건이 넘는 특허와 수십 편의 논문으로 무장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최기영 심사위원장(전 과기정통부 장관)의 평가처럼 인피닉의 바탕은 기술력이다. 카메라, 라이다 등 여러 센서에서 취득하는 정보를 동기화시켜 처리하는 ‘센서 퓨전’ 기술 등이 핵심이다. 현재도 연구개발 인력을 집중적으로 고용하고 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이미 100개가 넘는 기업들이 인피닉의 기술을 쓴다.
지금까지 10억건(이미지 기준 9200만장)의 데이터를 구축한 인피닉은 정부의 데이터댐 구축 사업을 통해 데이터의 일부를 개방하기도 했다. 민간 기업이 구축하기 어려운 데이터를 선제로 개방해 AI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단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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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 끝에 7개 기업 수상 영예
올해로 3회째를 맞은 AI 코리아 대상에는 인피닉을 포함한 7곳의 기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모빌리티, 의료·신약 개발, 챗봇, 메타버스, 비즈니스 솔루션, 상거래, 뷰티,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50개 가까운 기업이 응모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결과다. 최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해 6명의 심사위원이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AI 적용상)을 받은 팜캐드는 AI를 활용해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도전을 하고 있다. 제약업계에는 이른바 ‘이룸의 법칙(Eroom’s Law)’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약 개발 분야는 효율이 떨어진다. ‘무어’의 알파벳을 거꾸로 쓴 이 법칙은 연구비 지출 10억달러당 개발되는 신약의 수가 9년마다 반으로 줄어들고 있는 현상을 일컫는다.
김종환 팜캐드 전무는 “기존에 사람이 스크리닝을 하거나 대용량 시스템을 이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과정이 2년 정도 소요된 반면, AI 플랫폼을 사용할 경우 빠르면 6주 안에 초기후보(Hit)물질을 찾아낼 수 있다”며 “히트 물질을 찾는데 드는 비용도 3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실제로 팜캐드는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얼마 되지 않아 바이오 기업 아이진에 코로나 백신 후보 물질을 전달해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토종 백신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셈이다. 최기영 전 장관도 “임상 시험이 성공한다면, 앞으로 코로나 변이나 다른 감염병 백신도 빠르게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외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미국과 인도 법인을 운영 중인 팜캐드는 향후 유럽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그는 “회사 설립 이후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R&D 역량을 강화했다”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제약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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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전 장관 “벤처 기업들 AI 산업 발전 기여 고무적”
올해 처음 만들어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스마트 팩토리상)을 수상한 아이트리온은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밀스미스)을 제공한다. 통상 전체 빅데이터 처리 시간의 70% 가량이 데이터 추출, 전처리, 모델링 구간에서 반복적인 수작업으로 인해 낭비되는데, 아이트리온은 병목 지점인 데이터 전처리 과정을 자동화시킨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현장에서 쉽게 데이터를 분석하고,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데이터 전처리는 산업 특성을 반영해야 해서 솔루션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전해진다.
별도의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고 셋업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아이트리온이 가진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의 강점이다. 아이트리온 측은 “각 공장, 공정별 마스터, 작업 표준, 제어 기준 등을 셋업 방식으로 등록해 별도 프로그램 개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며 “직원들이 스스로 기준을 변경하거나 고도화해 운영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아이트리온은 이 솔루션을 앞세워 현대제철, 효성첨단소재 등에 스마트 팩토리 인프라를 구축했다.
박창원 아이트리온 전무는 “스마트 팩토리계의 ‘SAP ERP(전사적자원관리)’ 같은 엔진이 돼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글로벌 IT기업 SAP는 세계 1위 ERP 기업이다.
애자일소다는 강화학습으로 기업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AI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지능정보산업협회장상(AI 기술상)을 받았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플랫폼에 AI를 적용해 관심 상품을 추천하는 동시에 불법 요소 차단을 자동화하는 등 편리하고 안전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해 이데일리 회장상(사회적 책임상)을 수상했다.
노타는 AI 모델을 최적화(경량화)해주는 기술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상(글로벌 진출상)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학교에 화상회의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했던 알서포트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상(상생상)을 받았다. 알서포트의 회상회의 서비스는 AI로 소음을 제거하고 회의록을 자동 작성해준다.
최기영 전 장관(심사위원장)은 “세계 각국이 AI 기술 개발과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많은 벤처 기업들이 AI 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격려했다. 이익원 이데일리 대표는 “올해 미숙했던 점을 개선해서 내년에는 더 뜻깊은 AI 코리아 대상을 만들겠다”며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AI 엔진을 무기로 한국경제를 힘차게 이끌어갈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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