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경제 ‘주춤’…“델타변이 확산·공급망 병목현상 탓”

방성훈 기자I 2021.09.24 10:26:49

美 PMI 8월 55.4→9월 54.5…유럽 8월 59→9월 56.1
“美, 올여름 델타변이 확산으로 서비스업 위축”
“유럽, 공급망 악화로 제조업 타격까지 겹쳐”
"팬데믹 초반과 비교하면 견조한 성장세 지속"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전세계적인 델타변이 확산과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미국과 유럽 경제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은 이날 미국 9월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8월 55.4에서 9월 54.5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서비스업 활동이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크리스 윌리엄슨 IHS마킷 이코노미스트는 “올 여름 미국의 많은 지역에서 델타변이가 크게 확산해 서비스업 활동에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기업 관계자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는 관련 분야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50이 넘으면 경기 활동 확장을, 하회하면 수축을 의미한다.

서비스업 구매관리자들은 신규 사업 성장이 더딘 상황에서 공급과 임금 비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보고했다.

레스토랑, 항공사 및 기타 서비스 기반 기업들은 일부 지역에서 델타변이 확산으로 마스크 착용 및 사회적 거리두기 의무화 재개 등 방역규제가 강화하면서, 소비가 다시 침체되고 있다고 전했다.

8월 미국 고용이 급격히 감소한 가운데, 레저 및 호텔 산업에서 고용 증가가 없었다는 것도 서비스업 둔화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WSJ은 부연했다.

유럽 상황도 비슷했다. 유로존 19개국의 9월 PMI는 56.1을 기록하며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 59보다 낮아진 것은 물론, WSJ 전문가 예상치인 58.5를 크게 하회한 수치다.

IHS마킷은 “유럽의 경우 서비스업 둔화가 미국보다 더 크게 나타나긴 했지만, 제조업 둔화가 더욱 두드러졌다”며 “공급망 병목현상,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장 생산량을 줄고 재고가 늘었다. 전세계 공장들은 수요 급증을 충족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치솟는 운송비와 유류비, 자재·부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의 PMI가 9월에 하락하긴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기과 비교하면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에선 8월 소매 판매가 감소했을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을 뒤엎고 전달대비 0.7% 증가했다. 전년 동기대비로는 15% 증가했다. 아울러 지난주 4주 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33만 5750명을 기록해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IHS마킷은 “미국 구매관리자들은 소비 회복 및 팬데믹 완화를 예상했고, 이에 따라 서비스업에서 낙관론이 3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었다”며 “이달 미국 제조업 활동은 공급망 문제로 다소 약화했지만 신규 주문과 채용이 늘었다”고 전했다. 이어 “유럽도 팬데믹 전보다는 더 빠르고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최근 “델타변이 확산이 다소 진정되면서 세계 경기 회복을 저해하지 않고 있다”며 “올해 손실된 성장도 2022년에 만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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