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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단식' 김성태, 야권 주도권 가져와..투쟁력 각인은 '덤'

임현영 기자I 2018.05.13 16:35:34

'드루킹 특검'관철위한 단식투쟁, 11일 끝내
특검 관철시키지 못하며 일단 '無소득'
특검 이슈 재점화, 바른미래 압도 얻어
'들개' 이미지 증명..'통큰' 정치인 면모까지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9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의 결정으로 천막을 나서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돌입했던 9일 간의 단식을 우여곡절 끝에 마쳤다.

제1야당 지도부의 극단적인 장외투쟁에 세간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으나 단식의 득실을 두고 정치권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목표했던 특검을 관철시키지 못하며 사실상 ‘소득없는’ 단식이라는 지적이 우세하지만 특검의 필요성을 알리고 정국의 주도권을 가져왔다는 측면에선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국회 본청에서 9일간의 단식투쟁을 했다. 30대 남성의 기습 테러, 갑작스런 건강악화 등의 위기에도 김 원내대표는 단식을 중단하지 않고 이어가며 여당의 특검수용을 촉구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결국 건강상의 이유로 단식을 중단했다.

김 원내대표의 단식을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우선 실질적으로 얻은 것은 ‘제로’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1야당 원내대표가 건강을 해쳐가면서 단식을 감행했으나 목표했던 특검을 관철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의 협상 파트너였던 우원식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임기 마지막 날인 11일까지 드루킹 특검법을 받지 않았다.

또 단식을 끝내면서 여당의 새 원내지도부에 협상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우 전 원내대표에 이어 새롭게 선출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불복 특검 수용 불가’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 다만 “특검이 원칙적으로 타당한가 하는 문제를 넘어서 국회정상화에 중요한 과제로 돼 있다”며 “지도부와 협의해서 내일 본회의가 끝나게 되면,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논의해 조속히 결론을 내리고 국회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의 ‘9일 단식투쟁’에도 소득이 없던 것은 아니다. 특히 특검의 필요성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데 가장 크게 공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1야당으로서 단식이라는 극단적인 장외투쟁을 통해 남북회담 등 거대 안보이슈로 묻힐 뻔한 특검 이슈를 재점화했다.

또 특검 논의 초기 바른미래당으로 넘어가려던 야권의 정국 주도권을 가져오는 역할도 했다. 당초 특검 협상 초기만 해도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먼저 특검과 특수본 등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며 논의를 주도해 갔다는 게 협상에 참여한 여야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의 단식 투쟁이후 상대적으로 바른미래당의 존재감은 미미해졌다. 이렇게 높아진 김 원내대표와 한국당의 존재감은 지방선거 이후 예상되는 야권발 정계개편에서 한국당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 개인으로서도 투쟁력있는 강한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동안 자신을 ‘들개’로 칭하면서도 야성을 뚜렷하게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 단식투쟁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특히 자신을 폭행한 가해자 부친과의 면담에서도 가해자에 대한 선처를 약속하며 ‘통큰’ 정치인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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