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거침없던 中기업의 美헐리우드 야욕.. 中당국에 제동걸리나

이민정 기자I 2017.02.26 14:03:14

中당국, 해외자본 유출 통제 강화
中기업 美자산 인수 허가 지연 등으로 인수 줄줄이 무산 위기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중국 당국이 해외 자본유출에 고삐를 죄면서 미국 헐리우드 투자가 휘청이고 있다. 무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었던 중국 자본의 미국 헐리우드 엔터테인먼트 기업 인수가 속속 무산되거나 답보 상태에 놓였다. 일각에서의 중국 당국의 해외 투자 통제 강화가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를 선언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도 있다.

◇中기업의 美 딕클라크 인수 지연.. MGM 인수도 난망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기업의 해외투자에 대해 자본유출을 우려한 중국 당국의 통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헐리우드 영화 제작 배급사인 메트로 골드윈 메이어 스튜디오(MGM) 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인수 시도가 잇따라 무산되고 있는 이유도 중국 당국의 자본유출에 대한 통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부동산 재벌그룹 다렌 완다 그룹이 10억달러 규모로 추진해왔던 미국 딕 클라크 프로덕션 인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해외 자본유출을 우려한 중국 정부 당국이 허가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딕 클라크는 미국 영화 시상식인 골든 글로브상과 빌보드 음악상 등을 주관하는 TV제작사다.

최근 몇년동안 중국 기업들의 미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인수는 거침없었다. 중국 완다그룹이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35억달러를 주고 인수했으며, 미국 미디어기업 비아콤 계열사로 자금난을 겪던 헐리우드 영화사 파라마운트 픽처스도 지난달 중국의 2개 미디어그룹과 10억달러 규모의 투자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에 따라 중국 상하이필름과 후우후아미디어는 올해 말까지 미국 로스앤젤리스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파라마운트 영화제작에 참여할 방침이다.

MGM의 중국 인수는 앞서 중국 기업들의 미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인수 규모를 뛰어넘는 인수 흥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의 MGM 인수 시도가 지속적으로 불발되는 것은 미국 영화산업에서도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한편으로 중국 기업의 미국 엔터테인먼트 인수 지지부진이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 부진으로 이어지는 것이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중국 투자에 의존도가 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미국은 중국의 거대 자본이 얼마든지 미국 헐리우드 기업을 인수할 의지가 있으며 준비가 돼 있다고 기대해왔으며 중국의 투자가 멈칫하자 적지않게 당황하고 있다는 것이다.

◇中, 해외자본유출 통제 강화.. 트럼프 ` 反중국` 후폭풍 ?

중국 기업이 작년 해외 기업 인수 등을 통한 해외 투자는 225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다. 이 가운데 미국 투자는 2015년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450억달러에 달한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중국 기업의 해외의 자산 투자로 인한 대규모 자금 유출이 중국 경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대한 신뢰도를 약화시키고 위안화의 약세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들어 중국 당국이 중국 기업들의 해외 자산 인수에 대해 허가를 내 주는데 더욱 꼼꼼히 심시를 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WSJ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중국 기업들의 해외자산 관련해 신청서를 받고는 있지만 공식적인 답변을 주지 않으면서 사실상 인수가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의 해외 자본유출에 대한 통제가 작년 11월부터 본격화된 점을 들어 중국이 해외 자본유출 통제 강화로 정책을 선회한 것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보호주의 무역으로 방향을 튼 미국 무역정책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이 환율을 조작해 미국과의 무역에서 불공정하게 혜택을 보고 있다는 트럼프 측의 비판도 중국 당국이 중국 기업들의 미국 기업 투자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드는데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트리스 펜튼 US-아시아 인스티튜트 연구원은 “투자은행들은 중국의 미국 헐리우드 자산에 대한 투자가 작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직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고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에는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보호주의 무역 기조가 강해지고 중국의 자본유출 통제가 강해지는 가운데 어떤 중국 기업도 선뜻 미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인수에 나서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