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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찾은 김종욱은 `귀요미`

장서윤 기자I 2011.11.22 11:57:56

뮤지컬 `김종욱 찾기` 배우 이율
두 번째 맡아…더 발랄한 연기
`쓰릴 미` 등 4년 만에 10개 작품
"토종 공연계 단단해졌으면…"

▲ 배우 이율(사진=권욱 기자 ukkwon@)
[이데일리 장서윤 기자] “아직은 얼떨떨하다. 장수 뮤지컬로 명맥을 이어가는 만큼 나만의 ‘김종욱 찾기’를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숙제일텐데…. 친근한 청량음료같은 느낌을 전하고 싶다.”

뮤지컬 배우 이율. 이미 공연계에서는 주목받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2007년 2인극 ‘쓰릴 미’로 데뷔, 5년차를 맞는 그는 요즘 지난달 강남에서 첫선을 보인 ‘김종욱 찾기’와 지방으로 무대를 옮긴 ‘아가씨와 건달들’을 함께 공연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지난 15일 ‘김종욱 찾기’의 공연이 있는 서울 삼성동 상상아트홀에서 리허설 시간을 잠시 쪼개 만난 그의 얼굴에선 바쁘게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이들에게서 보이는 특유의 생기와 자신감이 읽혔다.

“강남 관객들은 대학로 쪽과는 또다른 분위기가 있다. 대학로 쪽이 좀더 떠들썩하다면 여기는 공연 자체를 조용히 즐긴달까.”

2006년 초연 이후 지금까지 1000회를 넘긴 ‘김종욱 찾기’는 15만여명 이상이 관람하고 각종 뮤지컬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영화로도 제작되는 등 창작뮤지컬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남겼다. 이에 지난달 27일부터는 강남 공연장을 하나 더 마련, 첫선을 보였다. 2008년에 이어 두 번째로 주인공 김종욱 역에 도전하는 그는 3년 만에 다시 만난 작품이 좀더 편해지고 자연스러워졌다.

“지금보다 어릴 때는 아직 미숙하니까 섬세한 감정 표현을 놓치거나 스스로 포기하는 부분이 있었다면 지금은 경험을 통해 얻어진 풍부해진 느낌이 얹어진 것 같다”는 그는 “좀더 귀염성있고 발랄한 면이 ‘이율만의 김종욱’의 매력”이라고 귀띔한다. 그래도 스스로 원하는 수준만큼의 공연이 안 나왔을 때는 자책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가사를 잊는다거나 생각한 만큼 노래가 되지 않을 때는 관객들에게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에 홀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라며 “아마 만족하는 공연이 나온다면 그때는 은퇴를 생각할 순간일 것”이라며 웃는다.

계원예고 연극과 재학 시절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뮤지컬을 시작하게 된 그는 군입대로 2년 공백을 제외하고도 4년 만에 벌써 10작품을 해 왔다. 물론 빠르게 변화하는 공연계의 현실에 불안감을 느낄 때도 있다.

“남자배우들은 특히 수명이 짧지 않나. 언젠가는 조연도 해야 하고 내려올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맘 속에 품고 있다”는 그는 “그래도 최재웅, 강필석 같은 선배 배우들 만큼은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불끈 솟는다”라고 전했다.

창작뮤지컬이 많이 늘어나 토종 공연계의 토양이 좀더 단단해졌으면 하는 바람도 요즘은 많이 든다. “극과 극을 오가는 캐릭터로 승부를 보고 싶단 생각을 많이 하는데 언젠간 토종 뮤지컬을 통해 내 안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보고 싶은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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