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I)`를 알면 주식이 편해진다..BDI와 DXI

유환구 기자I 2008.02.12 11:47:19
[이데일리 유환구기자] 주식시장은 예민하다. 정기적으로 발표되는 경제지표의 숫자 하나에 주가는 출렁인다.
 
경제 제도가 하나 바뀌면 관련산업의 이해관계가 곧바로 주가에 반영된다. 주식 투자자라면 늘 경제뉴스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어야 하는 것은 그래서다.

그 중에서도 요즘 주식투자자들이 반드시 체크해야 할 두 '아이(I)'가 있다. 이 알파벳 뭉치의 변화가 '중국 관련주'와 '정보기술(IT)주'로 양분되는 최근 증시의 대립적 주가흐름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 원자재 운송비 지표 `BDI`..세계경기 가장 빨리 알려주는 풍향계

지난 한달간 국내 증시는 조선·해운주 때문에 눈물을 삼켰다. 중국 관련주라고도 불리는 이들 종목은 지난해 코스피 2000선 돌파를 이끌었던 그야말로 주도주였지만, 지난달에는 주가 급락조정의 원인이 됐다.
 
대표주격인 현대중공업의 경우 연초 45만원 수준에서 30만원 안팎으로 3분의1이나 깎였다. 중국 관련주들의 가파른 하락세는 길게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다.

이들 업종이 이렇게 휘청인 배경에는 벌크선 운임지수(BDI)지수가 있었다. 지난해 11월 1만549포인트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BDI지수가 거의 절반 수준인 6000선 밑으로 폭락한 것. 
 
▲ 신영증권
BDI(건화물 운임지수: Baltic Dry Index)는 선형별로 대표항로를 선정하고 각 항로별 톤마일 비중에 따라 가중치를 적용해 운임 동향을 집계하는, 해운업계의 주식 차트로 보면 된다. 

BDI지수는 해운, 조선업의 업황뿐 아니라 중국 등 이머징 국가들의 성장모멘텀이 지속될 지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 구실도 한다. 

해운업계에서 다루는 배의 종류는 크게 벌크선과 컨테이너, 탱커, LNG선으로 나뉘는데, 그 가운데 벌크선(건화물)은 철강, 시멘트 등 원자재를 운송하는 선박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지난해 벌크선 수요는 크게 증가했다. 중국 경제의 성장 때문이었다. 중국은 수년째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엄청난 양의 원자재, 원료를 수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를 운반할 선박의 공급은 부족하고 운반해야할 화물(석탄,철광석,코르크,시멘트 등)은 넘쳐났다. BDI지수는 뛰어오르고 조선, 해운업도 호황을 맞았다.
 
그런데 올 초부터 BDI지수가 급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의 원자재 수요, 즉 중국의 경제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이는 지난 달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재원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최근 몇년사이에 건화물(벌크선)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BDI지수가 해운업계 전체의 업황을 가늠하는 풍향계가 됐다"면서 "특히 해운, 조선산업은 경기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세계 경기 동향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지표로 평가 받는다"고 말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도 당분간 국내 주식 시장은 이들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BDI지수는 조선, 해운업 투자자들 뿐 아니라 주식투자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할 경제지표"라고 말했다.

2월 들어 현대중공업을 필두로 이른바 중국 관련주들이 다시 일제히 반등에 나섰던 배경에도 BDI 지수가 있었다. 지수가 6000선에서 바닥을 치고 올라서기 시작했던 것이다. 
 
BDI지수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사이트(http://www.kmi.re.kr)에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하이닉스의 주가가 궁금하다면..`DXI`
 
지난 해 반도체 업체들은 가혹한 한 해를 보냈다. D램 공급이 수요를 앞질러 반도체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  
 
반도체 비중이 3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3분기 4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쳐, 일년전(92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한때 23%에 이르기도 했던 시가총액비중도 지난해에는 8.6%까지 내려앉았다. 이에 반도체 업종은 `증시 못난이 3인방`의 일원으로 불리며 소외주의 설움을 당해야 했다. 
 
반도체 주가와 함께 곤두박질 친 것이 있었으니, 바로 DXI(DRAMeXchange Index)다. DXI는 지난해 초 4000에서 시작해 12월에는 2600을 밑돌만큼 낙폭이 컸다. 

DXI는 반도체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 지수는 D램과 관련된 주요한 칩들의 가격을 합해 평균을 내서 산출된다.
 
변동성 심한 메모리 산업의 업황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삼성전자, 하이닉스 뿐 아니라 난야(Nanya), 프로모스(Promos) 같은 여타 D램 제조업체들의 주가에도 큰 영향을 준다. 
  
DXI는 지난해 12월 바닥을 다진 후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D램 가격이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와 D램 업체들의 설비투자 감소로 인한 수급 개선 효과도 기대된데 따른 것. 올 2분기 이후에는 본격적인 상승 기류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1월 한달 동안 급락장 속에서도 7% 상승했다. 시총 비중도 10%대에 복귀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대표적인 국내 D램 제조업체인 하이닉스도 보합권에서 선방했다. 코스피가 15%가까이 밀리는 동안 전기전자업종이 1.04% 하락하는데 그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김영준 대신증권 연구원은 "DXI는 메모리 가격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반도체 업종의 주가와 가장 동행하는 지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DXI지수는 D램익스체인지 사이트(http://www.dramexchange.com)에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다. 

(DRAMeX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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