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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마두로' 집권 끝나나…베네수엘라 대선, 야권 압승 예상

정다슬 기자I 2024.07.29 10:11:50

美여론조사 출구결과서 2배 이상 ''압승''
마두로 "내가 패배하면 ''피바다''될 것"
美 "평화적 권력 이양위한 조치 준비 중"

28일, 카라카스에서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오른쪽)가 대선 결과를 기다리며 야당 대통령 후보 에드문도 곤잘레스 우루티아 옆에서 언론과 이야기하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2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야권 연합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3선을 노리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누르고 정권 교체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국 여론조사 업체인 에디슨 리서치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우루티아 후보가 65%의 지지율을 얻어 마두로 대통령(31%)을 두 배 이상 앞선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는 선거법 상 출구조사가 허용되지 않는데 에디슨 리서치는 베네수엘라 내 100개 지역에서 6800명의 유권자를 인터뷰해 이 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남녀, 도시 및 농촌 지역, 모든 연령층에서 우루티아 후보가 마두로 대통령을 앞섰다.

베네수엘라 대선 투표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29일 늦게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유권자들에게 투표 마감 후 “결정적인 시간” 동안 개표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투표소에 남아 있을 것을 촉구했다.

평화적인 정권 이양 역시 남은 과제다.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세계에서 가장 투명한 선거 시스템을 갖고 있다면서도 만약 자신이 선거에서 패배하면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마두로는 야당의 선거운동을 방해하기 위해 수십명의 활동가를 체포하고 마차도와 곤살레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과 호텔을 폐쇄했다. 또 방송사에 마차도의 이름을 거론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이날 선거과정에서는 일부 투표소가 3시간 넘게 늦게 열리기도 했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긴 행렬을 이뤄 “투표하고 싶다!”라고 외쳤다. 또 마투린에서는 투표소 코디네이터와 그녀의 어머니가 야당 참관인의 접근을 요구하던 중, 마두로 지지자들이 어머니의 다리를 총으로 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 저소득층 거주 지역 투표소에는 유권자들에게 겁을 줄 목적으로 정부 검문소가 설치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식량 등 정부 보조에 의존하는 저소득층이 투표를 마친 뒤 검문소 명단 작성에 응할 경우 향후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이로 인해 투표소로 가려던 발걸음을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은 마두로의 퇴진이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베네수엘라의 투표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마두로 정권이 정권이양을 거부하며 유혈사태를 일으킬 경우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모양새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마두로가 평화적으로 권력을 이양할 수 있는 조치를 고려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2017년 마두로 정권을 ‘불법 정권’으로 규정하고 무더기 제재를 가한 바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역사적 대선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낸 베네수엘라 국민과 미국은 함께 하고 있다”고 응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보다 민주적이고 번영하며 안전한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미국은 많은 도전에도 불구하고 함께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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