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KT(030200)가 신세계(004170) 그룹과 유통분야 디지털전환(DX)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멤버십·매장·물류·부동산·광고마케팅 등 5대 분야에서 고객경험을 혁신한다는 계획이다.
KT는 차별화된 네트워크와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중심의 디지털역량을 기반으로 고객의 삶은 물론 다른 산업의 혁신을 주도하는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이 같은 방향성 아래 신한금융그룹(금융)과 CJ ENM(콘텐츠), 현대차그룹(모빌리티), 메가존(클라우드) 등 다른 산업분야의 강자들과 적극적인 협력을 모색해 왔다. 이번에는 유통분야 강자인 신세계와 협력해 디지코로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고객의 온·오프라인 일상을 모두 신세계에서 해결 가능한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하기 위해 ‘디지털 피보팅(Pivoting)’을 추진하고 있다.
멤버십·매장·물류·부동산·광고마케팅 등 5대 분야 협력
먼저 KT와 신세계는 각 기업의 강점을 살려 차별화된 멤버십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KT는 통신·콘텐츠·금융 등에서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고 신세계는 이마트·신세계백화점·SSG닷컴 등 유통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매장 내 공간 관리 최적화를 위해 KT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DX 솔루션을 접목한다. 이를 통해 현재 이마트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율계산대 이용 방식을 보다 편리하게 개선하고, 최적의 매대 배치나 쇼핑 동선 등을 도출할 예정이다.
양사 보유 인프라를 활용한 인공지능(AI) 기반 물류 사업 공동 육성에도 뜻을 모았다. KT는 앞서 디지털 물류 자회사 롤랩을 통해 데이터 기반의 풀필먼트 서비스, 배송 최적화,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 등을 추진하며 오는 2025년까지 약 5000억원의 매출을 거둔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롤랩의 디지털 물류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세계가 전국에 보유한 물류센터의 첨단화는 물론, AI 통합 물류 배송에 대한 공동 투자·개발로 디지털 물류 혁신을 앞당기겠다는 포부다.
부동산 메가 프로젝트 개발과 투자도 함께 추진한다. 신세계그룹의 복합 상업시설 개발 경험에 KT와 KT에스테이트의 ICT 부동산 및 스마트시티 인프라 개발 경험을 더해 글로벌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미래형 라이프 공간을 선보인다. KT는 안정적인 5G 네트워크를 비롯해 로봇, 자율주행, UAM, AR·VR 엔터테인먼트 솔루션 등 그간 축적한 디지코 역량을 투입할 예정이다.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보유한 KT의 자회사 나스미디어를 통해 신세계그룹과 디지털 광고·마케팅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부가 사업 기회 발굴에도 나서기로 했다.
사업협력체 조직…사업 실행에 속도
KT와 신세계그룹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조기 성과를 창출하고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자 양사 주요 경영진과 실무진으로 구성된 사업협력체를 조직했다. 5개 사업분야 중심으로 프로젝트 조직을 가동해 사업 실행에 속도를 높이고 추가 협력 가능한 사업분야를 지속 발굴할 방침이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신세계그룹과 KT의 협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를 없애는 가장 미래 지향적인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위한 동행”이라며 “긴밀한 실무 협의를 통해 지속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인 윤경림 사장은 “유통 분야를 선도하는 신세계그룹의 노하우에 KT의 디지코 역량을 더해 고객경험 혁신은 물론 유통을 비롯한 연관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리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범그룹 차원의 역량을 결집해 고객 삶의 질과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체결식에는 윤 사장과 강 대표 이외에도 KT그룹 커스토머 부문장 강국현 사장, 최원석 BC카드 대표, 최남철 KT에스테이트 대표, 권혁구 신세계그룹 전략실장,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