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반기 최대 할인 행사인 ‘618 쇼핑 축제’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 현장에서는 예전 같은 쇼핑 열기를 느낄 수 없었다. 베이징에 거주 중인 펑 모씨는 “이달 초 쇼핑하러 갔다가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축제 기간 집에서 격리하게 됐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
◇중국 소비 석달째 마이너스
중국 내 소비는 연초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중국의 설)과 베이징동계올림픽 열기 등으로 회복하는 듯 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소매판매 지표는 중국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선전을 봉쇄한 3월부터 석달째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상하이 봉쇄가 한참인 지난 4월에는 소매판매가 마이너스(-)11.1%로 떨어져 우한 코로나 사태가 한창인 2020년 3월(-15.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소비 부진은 정부의 중요한 국정과제로도 떠오르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기 때문이다. 소비 회복이 느려지면 경제 성장 자체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장이핑 자오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당국이 소비 진작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급격한 반등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사람들의 수입이 줄어들고 고용에 대한 압박이 매우 심하다”고 말했다.
◇청년 실업률 18.4% 역대 최고치
고용 부진도 큰 문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5월 도시 청년(16~24세) 실업률은 18.4%로 전월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중국이 매월 데이터를 처음 발표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5월 도시 실업률은 5.9%로 4월(6.1%)보다는 다소 개선됐지만 올해 정부의 목표인 5.5%보다 여전히 높다.
|
이같은 정부의 노력에도 올해 취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여름 대졸 예정자는 1076만명으로, 작년보다 오히려 167만명이 늘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15일 리커창 총리 주재 상무회의에서 ‘소비와 취업’ 두 가지를 촉진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 경제의 가장 난관이 실업률과 소비 부진이라는 의미다.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 등 부양책을 꺼내 들면서 생산 및 제조업 지표는 어느 정도 개선됐다. 하지만 소비 부진이 이어지고 실업자가 계속 일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경제가 발전하긴 어려워진다. 중국은 올해 5.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내세웠지만 이미 요원해지고 있다.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금융학과 교수는 “중국의 정부 대책 대부분이 인프라 사업과 같은 공급 쪽에 집중돼 있고 서민을 위한 대책을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중국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인프라가 아니라 더 많은 소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