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3법 폐지 속도내나..국토부 장관에 원희룡 깜짝인선

강신우 기자I 2022.04.10 15:26:02

元, 깜짝인선에 “전문가 접맥…주거안정 최선”
“당선인 철학과 의지 이해하고 실천할 적임자”
대선 후보 당시 文규제정책 완화 공약 내기도
부동산정책 방향은 '규제풀되 신중하게' 입장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원희룡(58) 전 제주지사가 새 정부의 첫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깜짝인선’…“전문가 접맥해 주거안정 이룰 것”

1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집무실 앞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 당선인은 “원 후보자는 제주도에서 태어나 젊은시절 노동운동을 했다. 제 16~18대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2차례 제주도지사로 재임하며 ‘제주형 스마트 시티 건설’ ‘부동산투기 대책’ 같은 혁신적인 행정을 펼쳤다”며 “20대 대선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으로서 ‘GTX 2기 신설’ ‘1기 신도시 재정비’ 등 우리 국토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공약도 다수 제시했다”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또 “윤석열 당선인은 부동산이야말로 공정과 상식이 회복돼야 할 민생의 핵심분야”라며 “원 후보자는 이러한 당선인의 철학과 의지를 가장 잘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 후보자는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고 국민의 내 집 마련과 서민 주거 안정을 실현해 부동산으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릴 것”이라며 “또한 미래형 교통체계 혁신과 균형 잡힌 국토발전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원 전 지사는 제주 출신으로 제주제일고·서울대 공법학을 졸업하고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석사·제주대 명예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

1992년 제34회 사법시험에서 합격하며 1995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로 임관했다. 1998년 검사직을 내려놓고 변호사로 활동한 그는 이듬해인 1999년 한나라당에 입당해 16·17·18대 국회의원(서울 양천구갑)을 지냈다. 이후 2014년에는 민선 6·7기 제주도지사에 당선됐다. 현재는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원 전 지사가 지명된 것은 ‘깜짝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정치권 등에서는 윤 당선인의 부동산공약을 짠 김경환 서강대 교수와 심교언 건국대 교수 등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이 같은 예상을 뒤엎고 원 지사가 당선되면서 일각에서는 부동산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경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지금 국토부 장관 후보로서 정부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일은 서민과 중산층 주거 안정”이라며 “국민의 고통과 눈높이를 국토, 부동산, 교통 분야에서 전문가들과 접맥시켜 국민의 꿈을 실현시키고 정무적인 중심, 종합적인 역할을 하라고 알고 있다. 심층적 전문성을 잘 망라하고 조화될 수 있게 구성해서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대선시절 ‘파격공약’…부동산정책에 반영될까

원 전 지사는 대선 기간 대장동 개발 논란에서 활약을 펼쳤다. 유튜브 영상을 통해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대장동 이슈를 설명하면서 ‘대장동 1타 강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 때문에 새 정부에서 택지개발 관련한 정책을 대대적으로 손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원 전 지사와 윤 당선인의 인연은 대선 8개월 전인 작년 7월 첫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총장을 그만둔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 입당 시점을 고민하며 당시 당내 대선 주자로 거론된 원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비공개 만찬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원 전 지사가 “정권교체의 힘을 합치자”며 입당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지사와 윤 당선인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서로 맞붙으며 정책 대결을 하기도 했다. 원 전 지사는 부동산정책을 1호 공약으로 발표했다. 공약은 △정부가 생애 첫 주택의 50% 공동투자 △양도세제는 문재인 정부 이전으로 수정 △임대차3법 폐지 등을 골자로 한다.

원 전 지사는 이 같은 공약을 내놓은 데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벼락거지’가 돼 내집 마련의 꿈을 평생 포기해야 하는 국민의 절망을 희망으로 돌려놓기 위한 가장 시급한 정책”이라고 밝혔다.

당시 공약발표 자리에 함께 했던 인물은 공약을 설계한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과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부 교수,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등이다. 이 중 강 교수는 인수위 정책특보를 맡고 있으며 새정부의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원 전 지사는 다만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부동산정책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매우 안정위주로 신중한 방향으로 (정책방향을) 가야할 것”이라며 집값 안정에 주안점을 두고 규제는 풀되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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