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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후 음식물 아닌 우유만 마셨다"…김태현, A4 2장 '보도반박' 입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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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I 2021.04.28 09:56:51

세 모녀 살해 혐의로 27일 구속 기소된 김태현
국선변호인 통해서 A4 2장 분량의 입장문 전달
피해자와 관계·주거지 알아낸 경위·음식물 섭취 등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피해자가 연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스토킹’을 하다가 피해자의 집에 찾아가 여동생, 모친, 피해자를 차례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 된 김태현(25)이 27일 국선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냈다. A4 2장 분량의 입장문은 언론 보도내용 중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싶은 내용으로 이를 변호인에게 전달했다. 검찰에 송치된 지난 9일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18일 만에 공개적인 입장을 밝혔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앞서 포토라인에 서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주소 알아낸 과정? 사실과 달라…피해자가 보낸 배송 예정 문자로 확인

28일 김태현 측 변호인에 따르면 김태현은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다른 사실이 있다며, 국선변호인을 통해 사실관계에 관해 정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변호인은 검찰이 김태현을 구속기소 한 지난 27일 오후 8시 20분께 본인이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A4용지 2장 분량으로 ‘김태현 살인사건, 피고인 본인이 변호인에게 전달해 주기를 바라는 내용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렸다. 변호인은 “수사과정 중에는 사건 내용에 관해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아 기소 후 내용을 정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선 김태현은 본인이 양형을 고려해 변호인의 조력을 거부했다는 일부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경찰수사 초기 피의자 권리를 고지받으며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권리 역시 고지받았으나,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행사하지 못했다는 게 김태현의 입장이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수사 초기 이후 변호인과의 접견권, 검찰 수사단계에서의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실제로 행사했다”고 전했다.

김태현이 국선변호인을 통해 전달해주기를 바라는 내용이 담긴 A4용지 2장 분량의 입장문(사진=김태현 변호인)
김태현은 피해자 A씨와 연인관계였다는 일부 보도도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A씨에게 호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가까운 친구 사이로 지냈을 뿐 연인관계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어 지난 1월 23일 게임에서 만난 사람들과 친목 모임을 한 뒤 김태현이 A씨를 스토킹하기 시작했다는 일부 보도에 관해선 사실이 아니며, 실제로는 친목 모임을 갖기 전인 지난해 11월부터 A씨와 연락처를 주고받아 개인 연락을 하는 사이였다고 전했다. 또 지난 1월 2일과 16일에 A씨와 단둘이 만나 음식을 먹고 술을 마셨고, 게임을 하며 친분 관계를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A씨가 지난 1월 23일 단체모임 전 두 차례에 걸쳐 만난 사실은 검찰 측의 보도자료와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김태현이 A씨의 주소를 알게 된 경위에 대해서 A씨가 단체 채팅방에 올린 택배상자 사진을 보고 주소를 알게 된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A씨가 “좋아하는 물건이 배송될 예정”이라며 배송 예정 문자를 캡처해서 개인 메시지를 통해 김태현에게 보냈고, 이를 통해 A씨의 집 주소를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서도 작년 12월께 A씨가 “택배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게임을 같이 못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와 함께 보낸 택배 관련 문자메시지 캡처 사진을 통해 김태현이 A씨 주소를 알고 있었다고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김태현은 범행 후 사흘간 현장에 머무르며 음식물을 섭취하였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 “우유 등을 마셨으나 음식물을 취식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사건 발생 날이었던 지난달 23일 범행 이후 손목에 자해해 정신을 잃었고, 다음날인 24일 오후 깨어나 우유 등을 마신 뒤 다시 배와 목 부위에 자해해 경찰이 현장에 출동할 때까지 정신을 잃었다 깨기를 반복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음식물을 취식한 일은 없었다는 게 김태현의 입장이다.

김태현 측 변호인에 따르면 김태현은 수사 초기부터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 검찰의 기소 내용 역시 모두 인정하고 있고,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변호인은 “추가로 피고인의 요청이 있다면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앞서 무릎을 꿇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김태현, 사이코패스는 아니다”…일부 반사회적 성향 드러나

검찰이 범행 36일 만에 구속 기소하면서 밝힌 수사 결과를 통해서 김태현 살인사건은 스토킹 범죄이자 계획된 범행임이 확인됐다. 김태현 같은 강력범죄 피의자가 본인의 범죄와 관련된 보도에 대해 변호인을 통해 일부 사실관계를 바로 잡겠다고 나서는 것은 법조계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김태현은 지난 9일 검찰 송치 전 포토라인에 서서 취재진의 요청에 마스크를 직접 벗어 얼굴을 공개하기도 했고, 경찰에게 “잠깐만 팔 좀 놔주시겠어요?”라고 요구하더니 갑자기 무릎을 꿇기도 했다.

김태현을 조사한 검찰, 경찰은 “반사회적 성향은 있지만 사이코패스는 아니다”고 결론내렸다. 검찰은 통합심리분석 결과 김태현의 범행 방법과 범행 전후의 행동, 진술 태도를 비춰볼 때 심신장애를 의심할 만한 정황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의 총 20문항의 사이코패스 평가지 ‘PCL-R’ 결과도 반사회적 성향이 강하나 사이코패스에 해당하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김태현은 반사회적 성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의 통합심리분석 및 자문 결과에 의하면 김태현은 낮은 자존감과 거절에 대한 높은 취약성, 과도한 집착, 피해의식적 사고, 보복심리 등을 가졌으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극단적 방법으로 자신의 분노를 해소하려는 성향이다. 검찰은 김태현은 상대방이 자신을 거절하면 한순간에 강렬한 분노가 쉽게 발현되는 양극단적인 대인관계 패턴(집착→통제→폭발 행동 반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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