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기아차(000270)가 이틀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폭스바겐 사태’가 전 세계 시장으로 커지면서 반사 이익을 볼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오전 9시22분 현재 기아차는 전 거래일보다 0.57% 오른 5만3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매도 상위에는 CLSA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이, 매수 상위에는 모건스탠리 CS 등이 각각 올라와있다. 전날 함께 오르던 현대차(005380)는 약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현대차 역시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제이피모간 등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이 전 세계적으로 1100만대의 차량이 배기가스 조작사건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폭스바겐은 미국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시키려 오염물질 배출량을 조작한 바 있다. 이에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폭스바겐에 2009년에서 2015년 사이 생산된 아우디 A3·제타·골프·비틀·파사트 48만2000여대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렸다.
폭스바겐은 이 사태를 수습하려 65억유로(약 8조6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사건의 파장이 커지면 충당금을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현대·기아차가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일이 자동차업체의 신뢰를 떨어뜨릴지 폭스바겐이 잃은 시장점유율을 경쟁사가 가져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간 디젤 경쟁력으로 수입차에 국내 시장을 내주고 세계 시장에서 고연비 소형차를 판매 확대하던 국내 업체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이재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신형 ‘K5’ 미국 출시를 앞두고 파세트 등 경쟁 차종의 판매가 중단됐고 신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 4분기 인센티브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최대 수혜주로 기아차를 꼽았다.
유진투자증권은 부품업체에 주목했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폭스바겐의 신흥국 시장 점유율을 흡수한다면 부품업체가 수혜를 볼 수 있다”며 “신흥국 시장이 부진에 빠지면서 관련 이익 기여도가 높은 부품업체의 밸류에이션이 완성차 업체의 밸류에이션 대비 떨어져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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