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부항만, 노사갈등에 폐쇄 위기까지…亞수출입 타격 우려

사진=FT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미국 서부 연안 항구의 노사갈등이 ‘항만폐쇄’라는 극단적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해당 지역인 로스앤젤레스(LA)·롱비치항은 미국의 대아시아 수출입 해상관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와 오레곤, 워싱턴 선박회사들을 대변하는 태평양선주협회(PMA)가 주말(7~8일) 이틀 동안 화물 선적과 하역 작업을 취소했고, 새롭게 시작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PMA는 태업 중인 서부해안항만노조(ILWU) 조합원들에게 지불하는 높은 주말근무 수당을 피하기 위해 일부 항만을 폐쇄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해 7월 항만노사간 고용 재계약 협상이 결렬되자 ILWU는 서부지역 29개 항만에서 돌아가면서 태업을 진행했고, 이에 PMA는 그동안 초과근무 수당이 높은 야간작업을 못하도록 했다.

앞서 PMA측은 지난 5일 노조측에 5년 고용계약에 연간 3%의 임금인상, 노동자 의료보험 전액 보장이라는 혜택까지 내놓았지만 아직 노사 간 완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사 갈등 고조로 이 항만을 이용하는 수출입 산업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사과와 닭, 감자 수출업자와 신발과 가구 수입업자들은 노사 갈등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LA와 롱비치항 평소 대기 선박은 1~2대에 불과하지만 지난 주에는 20개에 달하는 컨테이너선들이 선적하지 못하고 대기했다. LA·롱비치항은 미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짐 맥케나 PMA 대표는 지난 4일 “항만의 포화 상태가 임계점에 달했다”면서 “이 상태가 지속할 경우 5일~10일 정도 항만폐쇄 조치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노조의 반복적인 태업에 생산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추가 수당을 지불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사측은 2002년에도 열흘간 항만폐쇄를 단행한 바 있다. 열흘간의 항만폐쇄로 연쇄적인 생산라인은 6개월만 혼란을 빚었고 결국 연방 정부 개입으로 사태가 해결됐다.

반면 서부해안항만노조(ILWU)는 주말간의 항구 운영 중지에 대해 “무모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노조는 회사가 추가적인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기 전에 가능한 한 빨리 타협점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