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유통점 개선', 삼성전자 '시장활성화' 요구..단통법 간담회

김현아 기자I 2014.10.17 10:10:20

하성민 SKT 사장 "판매점 마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해외보다 안 비싸..시장 활성화 돼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단말기 유통법(이하 단통법) 시행 이후 소비자가 체감하는 보조금(지원금)이 적어 불만이 큰 가운데, 17일 오전 미래부·방통위 수장들과 이동통신 3사, 단말기 제조 2사 CEO들이 만나 간담회를 열고,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오전 7시부터 8시 45분까지 서울 강남 JW메리어트호텔에서 진행된 ‘단통법 CEO 간담회’에서 정부와 기업은 단통법이 ‘보조금 이용자 차별을 해소’한다는 원래 입법 취지에 맞게 잘 안착 되도록 하자는데 기본적으로 공감했다.

하지만 이통사와 제조사 입장에 따라 온도 차는 컸다. 이통사들은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중소 유통점들이 피해입는 것에 대한 문제에 관심을 보였으며, 제조사들은 해외시장보다 출고가가 비싸다는 비교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이 활성화돼야 자신들도 장려금을 풀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각론에 대한 입장에 엇갈리면서 이후 대책들도 각 사가 발표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하성민 SKT 사장 “판매점 마진 고민하고 있다”

하성민 사장은 같은 식구인 판매점들의 마진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한편으론 (널뛰기 보조금으로) 리스크가 줄어 좋다는 쪽도 있지만 소형 판매점들은 항의가 많다고 말하면서, 유통점 마진 정책을 나름대로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현재 단통법에 대해 여러 오해와 진실이 있다”며, 국민들에게 단통법에 대해 제대로 홍보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요금인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글쎄 조금 더 생각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남규택 KT 부사장 역시 단통법 이후 보조금 대신 결합상품이나 마일리지 강화로 소비자 혜택을 늘려가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해외보다 안 비싸…시장 활성화돼야”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은 국내 제조사 출고가가 해외보다 비싸다는 최성준 방통위원장의 지적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그는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기능의 차이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차이가 없다. 소비자가 어떤 후생을 느끼는가에 대한 아이디어나 방법을 논의하는 시간이었다. 결국 전체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출고가가 얼마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얼마에 사느냐가 중요하다. 중저가 단말기는 지금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사장은 회의 석상에서도 같은 입장을 견지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이 활성화되도록 정부가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이 사장은 시장이 너무 얼어붙은 만큼 (이통 시장이 활성화되면) 제조사도 장려금을 더 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박종석 LG전자 사장 역시 비슷한 입장이었다.

◇미래부 장관, 방통위원장 “각사가 후속대책 낼 것”…“지켜보겠다”

이날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단통법이 요금을 인하하고 단말기 가격을 내리며 서비스 경쟁으로 간다는 취지와 어긋나 기업 이익만으로 이용하면 특단의 대책을 내놓겠다”고 엄포를 놨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삼성전자의 단말기 출고가가 외국보다 비싸다”면서 “제조사도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고, 통신사들은 중소 상인의 피해에 신경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최양희 장관은 회의 중에 단말기 출고가에 대한 가격 논쟁이 일자, “이런 사태가 안 생겼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국정감사 때 논란이 됐던 분리공시(통신사와 제조사의 장려금을 나눠 공시하는 것)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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