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앤 롤링이 그린 현실세계, 너무 뻔했나

오현주 기자I 2012.12.10 10:57:34

''해리 포터'' 작가 신작 ''캐주얼 베이컨시''

조앤 롤링(사진=사진작가 앤드루 몽고메리 Wall to Wall Media Ltd.)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조앤 롤링(47)의 신작 ‘캐주얼 베이컨시’(1·2권 360·340쪽)가 번역·출간됐다. ‘해리 포터’에서 벗어난 성인소설이란 점에서 집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영미권은 물론 국내 출판계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경쟁 끝에 한국어판권은 해리 포터 시리즈를 냈던 문학수첩에 돌아갔다. 100만달러(약 11억원)를 선인세로 지불했다.

‘캐주얼 베이컨시’는 의회 회기 중 발생하는 공석을 가리키는 용어. 가상의 시골마을 패그포드에서 40대 자치의원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그의 죽음으로 마을은 충격에 휩싸이나 그것도 잠시,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주민들의 욕망과 이기심이 충돌하기 시작한다. 부자와 빈자, 10대와 기성세대, 선생과 학생이 서로를 적으로 여기며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그들은 각자 정당한 이유를 들이대며 차기의원을 지원하지만 감정과 유대만 무너져갈 뿐이다.

롤링이 마법사들 대신 내세운 건 평범한 인물. 구태의연한 사회와 싸우는 이들은 마법 없이 정공법으로 악을 응징하며 세상에 만연한 부조리를 폭로한다.

그러나 평가는 엇갈린다. 롤링의 “마법 없는 첫 작품의 마법 같은 스토리”는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해리 포터를 뛰어넘는 대작’이란 ‘타임’ 지의 극찬도 나왔다. 하지만 대체로 해리 포터의 눈높이에 올라 있는 독자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이란 평이다. 거대한 서사와 멀어진 사소한 일상이 상투적이고 어설프다는 거다. 광범위한 독자층을 아우르기에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출간 1주일여 후 국내 베스트셀러 순위에선 ‘소설부문’ 교보문고 5위, 예스24 14위에 머물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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