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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인터넷 애널리스트의 몰락

김홍기 기자I 2000.12.01 15:21:56
"인터넷 애널리스트의 몰락" 미국 경제주간지인 비즈니스위크 최근호는 과거에 각광을 받았던 인터넷 분석가들이 인터넷 주가 하락으로 인해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새로운 스타 애널리스트들이 등장할 조짐도 엿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23일 모건 스탠리 딘 위터의 인터넷 애널리스트인 매리 미커가 CNBC 방송에 등장했다. 그녀는 당시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후로 나스닥 지수는 22%나 추가 하락했고, 그녀가 추천했던 종목들은 지금까지 68%나 떨어졌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3위에 올랐던 그녀의 영향력이 점차 힘을 잃고 있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영향력있는 투자전략가인 애비 조셉 코언도 30일 장 전반에 대해 긍정적인 코멘트를 내놓았지만 시장은 반응하지 않았다. 아시아 금융위기때 그녀의 말 한마디로 장 분위기가 바뀌었던 것과 비교하면 그녀의 영향력이 대폭 줄었음을 알 수 있다. 인터넷 애널리스트의 대가였던 메릴린치의 헨리 블로젯도 마찬가지다. 블로젯은 지난 10월에 너무 뒤늦게 부정적인 코멘트를 내놓았다는 비판이 일자 "인터넷 주식에 대한 코멘트가 부정적으로 바뀐 것은 1년이 훨씬 넘었다"고 변명한 적이 있다. 블로젯이 당시에 e토이스와 반즈 앤 노블닷컴에 대해 추천등급을 내렸을 때는 이미 주가가 52주간 최고치에서 95%, 84% 폭락해 있을 때였다. 블로젯은 아직까지 인터넷 주식에 대해 "매도" 추천을 한 적이 없다. 매리 미커도 "매도" 추천은 물론이고 지난 3년간 추천등급을 하향 조정한 종목도 3개에 불과하다. 일부는 이를 투자은행이나 증권사의 영업 때문으로 보고 있다. 다트머스대학과 코넬대학의 교수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A라는 증권사가 B라는 기업의 기업공개 대행이나 유가증권 발행 등을 수행해줄 경우, 그러한 관계가 없는 C라는 기업보다 애널리스트들의 추천종목 평균 수익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는 마이너스 11.6%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후자는 플러스 3.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아무래도 영업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이 부정적인 코멘트를 하지 못하는 셈이다. 퍼스트콜에 따르면 많은 인터넷 분석가들이 "중립" 추천으로 돌아서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평균은 "매수"다. 이와 반대로 특정 업종에 특화된 소형 금융기관의 애널리스트들중 괄목할 만한 평균 수익률을 기록한 애널리스트가 등장했다. 선트러스트 증권의 인터넷 소프트웨어 애널리스트인 션 잭슨은 추천종목에서 236%의 수익률을 올렸다. 퍼스트 알바니의 매튜 바조프스카스는 216%, 데인 라우셔의 인터넷 서비스 애널리스트인 스티븐 지그문트는 4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편 인터넷 애널리스트들의 벤처 캐피털로의 전직 행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로버트 스티븐스의 케이스 벤자민, 체이스 H&Q의 다니엘 리머, CSFB의 빌 번햄이 이미 벤처 캐피털로 자리를 옮겼으며, 월가에서는 매리 미커가 벤처 캐피털로 이직할 것이라는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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