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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꿈꾸는 24세, 프로행 거절한 30세…한국 막은 일본 ‘사회인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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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26.09.26 09: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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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선발 히구치, 올해 드래프트 상위 지명 후보
두 번째 투수 가요, 프로행 러브콜 뿌리치고 팀 잔류
기업 적극적 후원과 풍부한 저변이 키운 사회인야구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 입단을 꿈꾸는 24세 왼손 투수와 프로구단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회사에 남은 30세 오른손 투수. 한국 타선을 막아선 일본의 ‘사회인’들에게는 각자 다른 야구 인생이 있었다. 두 선수 모두 회사의 지원 아래 전국 무대에서 경쟁하며 성장했다. 주말에 모여 공을 던지는 동호인과는 출발선부터 다르다.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은 25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에서 사회인야구 선수들로 이뤄진 일본에 0-5로 졌다.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20년 만의 아시안게임 한일전 패배다.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 야구대표팀을 7이닝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일본 사회인야구 투수 히구치 신. 사진=연합뉴스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 야구대표팀을 7이닝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일본 사회인야구 투수 히구치 신. 사진=연합뉴스
25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0-5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0-5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발 히구치 신이 7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한국을 묶었고, 두 번째 투수 가요 슈이치로는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한국은 6회까지 안타 3개를 치고도 병살타 세 차례로 기회를 날렸다.

한국 타선을 틀어막은 히구치는 24살로 도쿄 출신으로 지바경제대 부속고와 아이치공업대를 거쳐 지난해 기업팀 오지에 입단했다. 178 cm 84㎏로 체격조건은 특별할 것이 없다. 대단한 빠른공을 던지지 않지만 변화구 제구력이 강점이다. 입단 첫해 팀의 도시대항야구 우승에 힘을 보탰고, 사회인야구 최우수 평균자책점상을 받았다.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올가을 프로 지명에 도전한다.

지난 8월 도시대항야구 첫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탈삼진 7개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중국전에서는 6이닝 1실점, 탈삼진 10개로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전에는 사사구를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한국 팬들에게 생소했을 뿐, 기업야구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투수였다.

두 번째 투수로 나선 가요는 다른 길을 택했다. 30살의 가요는 본인이 마음을 먹었다면 프로에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사회인 야구에남기로 했다.

가요는 2023년 일본 매체 ‘스포르티바’ 인터뷰에서 “입사 3년 차를 마친 뒤 프로 진출에 대한 생각을 접었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 구단의 입단 제의를 몇 차례 받았지만 도시대항에서 우승해 도요타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에게 프로 진출만이 선수 생활의 유일한 목표는 아닌 셈이다.

일본 사회인야구는 기업팀과 클럽팀을 아우른다. 일본야구연맹(JABA)이 제시한 기업팀 운영 모델은 회사가 선수를 고용하고 급여를 지급하는 구조다. 고용 형태와 근무·훈련 방식은 팀마다 다르다.

어떤 팀은 일과 중에 일반 사원처럼 근무하고 저녁과 주말에 야구를 한다. 반면 프로처럼 야구에 전념하는 팀도 있다. 이들에게 도시대항야구와 사회인 일본선수권 등 전국대회는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무대다. 기업의 우승 목표와 선수의 성장 목표가 맞물린다.

프로로 이어지는 통로도 열려 있다. JABA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사회인 선수 12명이 지명됐다. 지난 해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지명된 왼손투수 다케마루 가즈유키는 2024년과 2025년 사회인야구 사기노미야제작소 팀에서 뛰었다. 히구치처럼 프로를 향하는 선수와 가요처럼 기업팀에서 경력을 쌓는 선수가 함께 경쟁하는 구조다.

상대 수준을 인정한다고 한국의 무득점 졸전이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점검할 것은 ‘프로가 사회인에게 졌다’는 간판의 차이보다 준비와 대응이다. 상대 투수에 대한 자료를 얼마나 확보했고, 구위와 구종을 철저히 분석했는가 돌아봐야 한다. 병살이 반복되는 동안 공략법을 어떻게 바꿨는지 따져야 한다.

상대 투수의 직업보다 실력을 정확히 평가하는 것이 국제대회 준비의 출발점이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그 기본적인 부분에서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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