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가 인구학적 분기점을 넘었다.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비중이 20.7%에 달해 공식적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이다. 더 큰 문제는 속도다. 2017년 고령사회(65세 이상 비중 14%)에 들어선 지 8년 만이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까지 프랑스 39년, 독일 36년, 영국이 50년 가까이 걸렸고 일본도 11년이 소요됐다. 한국은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하지만 사회 제도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생산연령인구(15~64세) 비중이 70% 아래로 떨어진 것도 심상치 않다. 성장잠재력이 낮아지고 노동력 부족이 심화하는 것은 물론 재정 부담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 이미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외국인 근로자 없인 버티기 어렵다. 청년층의 세금과 사회보험료 부담은 갈수록 커진다. 빠르게 확산하는 ‘노노(老老) 부양’도 우려된다. 고령자가 초고령의 부모를 돌보는 일이 흔해지고 있는데 돌봄을 가족에게만 맡겨둘 수 없는 시대다. 의료 요양 간병을 연계하는 체계를 서둘러 갖추지 않으면 가족 부담은 물론 사회적 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주택과 주거 정책도 다시 짜야 한다. 독거노인과 고령 부부가 급증하는데도 상당수 주택은 노년 생활에 적합하지 않다. 무장애 주택보급과 실버주택 확대 등은 필수적 사회 인프라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의 지속 가능성도 재점검해야 한다. 보험료를 내는 사람은 줄고 받는 사람은 급증하는 구조를 방치하면 미래세대의 부담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 고용시장 역시 달라져야 한다.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는데 60세 법정 정년제도는 그대로다. 정년 후 계속 고용, 임금체계 개편을 논의하지 않으면 기업부담만 키우거나 노인 빈곤을 심화시킬 수 있다.
초고령사회는 갑자기 닥친 재난이 아니다. 예고된 미래였다. 그런데도 연금 노동 의료 복지의 개혁은 번번이 미뤄지거나 이해관계에 막혀 절반의 처방에 그쳤다. 이제 시간이 없다. 초고령사회는 국가 시스템을 다시 짜야 하는 도전이다. 선거나 의식하는 단기처방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국가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근본 개혁에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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