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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법원에서 출국 정지 처분이 취소된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이달 초 미국 출장을 갔다가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카젬 사장은 이달 초 미국 GM 본사 경영진을 만나 한국지엠 미래 계획과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 등 현안을 논의했다.
카젬 사장은 근로자 불법 파견 혐의로 수사를 받기 시작한 지난 2019년 말부터 출국이 정지됐지만, 지난달 22일 출국 정지 기간 연장 처분 효력을 정지하는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되면서 출국이 가능해졌다. 아울러 이달 23일 출국 정지 처분을 취소하는 본안 판결에서도 승소했다.
카젬 사장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출국길이 막히면서 본사와의 소통이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출국 정지가 해제되자마자 출장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지엠이 오는 26일부터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공장 가동률을 50%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반도체 물량 확보에 열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카젬 사장은 신차 생산 물량을 국내 공장에 배정해달라는 노조의 입장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신차 생산 물량 배정을 놓고 사측과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반면, 본사는 카젬 사장에게 노조 관계 개선을 강하게 주문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GM 본사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은 상황에서도 노조의 파업이 이어지자 부평공장 투자 계획 보류를 발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젬 사장의 출장은 한국지엠 경영정상화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며 “반도체 위기 상황에서 본사 차원의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