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지난해 건설사들의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을 이끌었던 저가수주 문제가 조선사들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해양 플랜트 부문 손실을 반영하며 추가적인 손실 반영 움직임이 다른 조선사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최근 주요 조선사들의 주가가 재차 하락 흐름세를 타고 있다. 2월 중순 조선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에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10~20% 수준의 하락을 보인 업체도 있다.
1분기 3625억원의 손실을 낸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30일 기준 2월 중순 대비 23%가 내렸고, 그 가운데 최근 일주일 동안 하락한 것이 10% 수준이다.
현대중공업(009540)도 2월 중순 대비 16%가 내렸고, 한진중공업(097230)도 같은 기간 15%가 넘게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건설업과 마찬가지로 조선업의 수주분에 대한 수익성에 대해 의심해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영업적자를 기록한 적이 거의 없었던 삼성중공업이 3625억원이라는 대규모 손실을 낸 것은 해양 플랜트 때문이다. 두 개의 해양 플랜트 프로젝트에서 5000억원의 손실을 인식했다. 건설사들의 해외 손실 반영과 마찬가지로 설비 건조과정에서 발생한 원가상승이 문제였다.
또한 현대중공업도 해양 플랜트 공사가 마무리되며 1분기 18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역시 해양 플랜트 등 설비에서 납기가 지연되자 공기 단축을 위해 인력 투입을 늘리고 설계가 자주 변경되며 원가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 이보다 앞서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 3분기 해양 설비 때문에 어닝쇼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상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기존 수주분들의 수익성에 대한 부문, 삼성중공업의 손실 반영이 타사로 확대될지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며 “그동안 조선사들의 향후 성장동력으로 판단됐던 해양 플랜트가 건설사 해외 플랜트처럼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 조선사의 올해 실적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저가 수주물량 소진까지는 이렇다 할 실적 개선이 나타나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올해
올해 특정한 주가 모멘텀이 존재하지 않으면 조선사들의 주가 역시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리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기존 수주에 대한 수익성 등 실적보다는 저가 수주 물량의 우려를 상쇄할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조선사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같은 해외 플랜트 손실이 조선사 전체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해양 플랜트 수주의 규모가 커지면서 설계, 인력, 기능공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이전과 달리 준비할 것이 많아 예상과 다르게 원가율이 상승한 이른바 ‘성장통’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1분기 조선사들의 실적 하락 시점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점점 더 크고 어려워질 해양 생산설비 분야에서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학습을 마친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과점성이 강화될 것”이라며 “장기 투자자라면 성장통에 따른 굴곡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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