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원익 기자] 최근까지만 해도 코스닥 대장주로 불리며 시장을 호령했던 서울반도체(046890)가 증권가의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1분기 실적이 예상에 못미친데다 회사가 올해 경영계획 전망을 하향 조정하자 증권사들이 일제히 목표가를 낮춰 잡은 것. 외국계 증권사들은 향후 성장을 확신할 수 없다는 혹평도 쏟아냈다.
서울반도체는 28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올해 영업이익 전망을 기존 2400억원에서 1300억원으로 낮춘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1조35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으로 조정했다.
이에 대해 시장은 적지 않게 놀라는 눈치다. 특히 경영진 스스로 연간 영업이익 전망을 반토막으로 낮췄다는 사실에 공시 당일 주가는 14% 가까이 폭락했다.
증권사들 역시 일제히 실적 전망과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29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서울반도체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평균`으로 낮췄다.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윤상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TV 부문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기존 예상치에 크게 못미칠 전망"이라며 "단기적으로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은 단기적인 실적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5만3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백종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서울반도체의 1분기 본사기준 매출액, 영업이익은 2074억원, 141억원으로 매우 부진했다"며 "TV 세트 부진으로 인한 물량감소, LED 칩 수요부진에 따른 단가인하 압력 가중 등이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TV용 LED 시장의 경쟁강도가 매우 높고 주고객인 LCD 패널업체들도 수익성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며 "판가인하 압박, 개발비용의 증가, 자회사 서울옵토디바이스의 가동율 부진 등으로 2분기에도 흑자로 전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영업이익 전망 하향에 따라 목표주가를 6만원에서 3만9000원으로 낮춰잡았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더욱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맥쿼리증권은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5만2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낮췄다.
맥쿼리증권은 "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이라 하더라도 경영진이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라며 "올해 성장에 대해 확신을 갖기 어려워졌다"고 혹평했다.
HSBC증권도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4만9500원에서 3만6000원으로 낮췄다.
HSBC증권은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기는 하겠지만 예상보다 훨씬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평균판매가격 압박와 기술개발 비용 증가, 시장점유율 확대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TV브랜드가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좀 더 실망스러웠던 것은 경영진의 비관적인 전망"이라며 "IR 참석자들은 분기별 실적 개선속도 둔화보다 경영진의 가이던스와 영업전망 변화에 더 우려를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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