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시장)⑤금리 얼마나 오르나

이학선 기자I 2005.06.30 11:47:00

`금리 올려 부동산 잡나` 촉각..외국인 매도행진
급등 가능성 낮아..경기·고유가 등 상승폭 제한

[edaily 이학선기자] 정부가 적극적인 금리안정대책을 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하반기 금리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부동산 문제와 내외금리 역전, 주식시장으로 자금이동 가능성 등 채권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표면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외국인은 벌써 국내 채권시장에서 발을 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리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수회복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5% 성장을 외쳤던 정부는 4%대로 전망을 하향했고 한국은행은 3%대 성장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부동산에 움찔..`금리로 대응할라` 촉각 최근 채권금리는 부동산 시장을 잡기위해 한은이 금리인상에 나설지 모른다는 우려로 2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랠리를 이어왔지만 뛰는 집값 앞에서는 몸을 사리는 기관이 많았다. 실제로 지난 28일 공개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일부 금통위원들은 부동산값 급등이 경기회복을 지연시키고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는 등 통화신용정책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우에 따라 금리인상에 나설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정부의 잇단 금리안정 조치에도 불구하고 채권금리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채권값이 오를 때마다 물량을 털어내리는 수요가 몰리면서 금리 상승 압력을 높이는 상황이다. 유재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부동산가격과 관련된 통화정책 대응은 하반기 내내 채권시장의 이슈로 지속될 것"이라며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금리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자금 빠진다..주식시장 `앞으로` 이미 올해 초부터 채권시장에 있던 자금은 주식시장으로 옮겨갔다. 주식형펀드 잔액은 꾸준히 오른 반면 채권형펀드 자금은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때문에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 내외의 강세를 지속할 경우 자금이탈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하다. 밖에서는 부동산, 안에서는 돈흐름이 채권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편이다. 외국인 동향도 심상찮다. 5만계약 이상 국채선물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이달들어 3만계약 이상 보유물량을 털어내며 채권금리 상승 압력을 가했다. 현물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미미하지만 외국인은 국채선물로 국내 채권시장을 쥐락펴락한다. 국채선물 1계약 매도는 3년만기 국고채 1억원어치를 판 것과 같다. 외국인은 한달만에 3조원 이상의 채권을 판 셈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달러강세 등으로 투자비용과 위험이 높아지자 국내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급등세는 아닐 듯..고유가 변수 하지만 하반기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둔화를 만회할 만큼 내수가 빠른 회복을 보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을 비롯한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했고 한은도 4%에 못미칠 가능성을 내비쳤다. 5%를 강조하던 정부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는 4%대로 한 발 후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도 변수로 꼽히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져 금리 상승압력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경기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해 금리 하락시도에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 지난해 하반기 콜금리 인하가 대표적이다. 당시 한국은행은 고유가로 경기하강 위험이 높아졌다며 콜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앞서 유재호 연구원은 "하반기 경기나 나아지면서 금리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대외적인 면에서는 세계경제 둔화 가능성이나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유가 등이 금리 상승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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