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결핵 환자는 1만 7944명으로 보고됐다.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35.2명이다. 이 중 신규 환자는 1만 4412명, 재발·재치료 환자는 3532명으로 집계됐다. 2000년 국가 결핵 감시체계가 구축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2011년(5만 491명·10만 명당 100.8명)과 비교하면 연평균 7.6%씩 꾸준히 감소한 수치다.
연령대별로는 6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환자의 58.7%(1만 534명)를 차지했다. 인구 10만명당 결핵 발생률은 65세 이상이 105.8명으로, 65세 미만(18.0명)보다 약 6배 높다. 생활 수준 향상과 의료기술 발전에도 과거 결핵 유행기에 감염 위험에 노출됐던 고령층 중심으로 발병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가건강검진에서는 ‘흉부 X-레이 검사로 무증상 결핵을 조기 발견하고 있다. 그러나 환자 수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전 국민 검진 유지의 효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2023년 X-레이 검사를 통해 새롭게 폐결핵을 확인한 비율은 전체의 0.03%에 불과했다. 하지만 X-레이 검진에 투입되는 비용은 전체 국가건강검진 비용의 21%인 1426억원이나 된다. 비용 대비 효과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검진 축소에 대한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결핵은 아직 한국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감염병이어서다. 공기 중 침방울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는 특성 때문에 폐결핵 환자 1명으로 인해 수백명이 감염될 위험이 커 조기 발견의 필요성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결핵 발생률 2위, 사망률 5위다. 10만 명당 결핵 발생률이 한국(38명)보다 높은 국가는 콜롬비아(46명)뿐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2011년 결핵퇴치 원년을 선포한 이후 조기검진, 복약 지도 사업 등 정부의 꾸준한 노력이 환자 감소로 이어졌다”며 “결핵은 관리만 잘하면 퇴치가 가능한 감염병인데, 지금 긴장을 늦추면 그간의 성과가 무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X-레이 검사를 국가건강검진 항목 중 개선이 시급한 분야로 분류해 논의 중이다. 하지만 지난 제2차 국가건강검진위원회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해 연내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결핵은 과거의 질병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 진행형의 감염병이다. 환자 수가 감소했다고 방심할 경우 언제든 다시 확산할 수 있다. 결핵이 완전히 퇴치될 때까지 국가 차원의 긴장감과 체계적인 관리가 지속돼야 한다.
|

![[조진웅 논란] 기업 띄우려다 날벼락 맞는 ‘연예인 리스크'](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5/12/PS25121000791t.jpg)



